상단여백
HOME 글로벌
"긴장 풀지 말라니까"...브라질·아르헨 '뒤통수' 친 트럼프"철강·알루미늄 폭탄관세 재부과" 기습 선언
  • 김태연 기자
  • 승인 2019.12.03 05:44
  • 댓글 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재개를 선언했다. 최근 중국과 1단계 합의를 추진하는 등 전방위로 벌이던 무역전쟁을 수습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그가 오히려 무역전쟁의 새 전선을 열어젖힌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 트위터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자국 통화에 대한 막대한 평가절하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농부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따라서 나는 이들 나라로부터 미국으로 선적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 효력이 즉시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캡처>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고 있다. 다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이 수출쿼터 제한 등을 조건으로 이 관세를 면제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 캐나다·멕시코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손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그들(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게 관세를 면제하는 큰 특혜를 줬다. 그러나 이젠 우리 제조업자들과 농부들에게 매우 불공평하기 때문에 특혜를 중단하려 한다"며 "우리 철강회사와 농부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불공평하다고 한 건 트위터에서 밝힌 대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통화의 평가절하를 의미한다. 두 나라가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 미국을 상대로 수출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브라질 헤알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한참이나 급락세를 타고 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값은 지난주 사상 최저까지 추락하는 등 올 들어 10% 가까이 추락했다. 정정불안, 경기악화 속에 브라질 중앙은행이 거듭 기준금리를 낮춘 탓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 대비 가격이 올 들어 무려 60% 가까이 떨어졌다. 20년 만에 세 번째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지면서다. 자본통제라는 극약처방까지 동원되면서 시장의 불안이 고조됐다. 

두 나라 정부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환율조작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미 국가들의 통화가 국내 정치 위기로 지난 2년간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예외가 아니다.

때문에 외신들은 트럼프의 이날 기습 발표가 결국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화 가치가 급락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표적으로 삼아 자국 제조업체와 농가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철강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전통 제조업 밀집지역인 '러스트벨트'와 농업지역인 '팜벨트'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다른 글에서 "2018년 3월 1일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표된 이후 미국 시장(증시)은 21%나 올랐다. 미국은 막대한 액수의 돈을 챙기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중국의 표적이 된 우리 농민들에게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확전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 1단계 합의를 추진하고, 유럽연합(EU)을 상대로 경고했던 수입 자동차 폭탄관세 조치를 사실상 보류하는 등 최근 반무역 공세 수위를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NYT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립을 추구하는 방식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기존 합의나 정치적인 동맹, 경제적 어려움도 미국과의 갑작스러운 무역갈등에서 보호물이 되지 못한다는 게 트럼프의 이번 행보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김태연 기자  kty@businessplus.kr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