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견조한 성장세에 소비심리 강해...소매업계는 폭탄관세 피해 재고 축적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에 몰린 쇼핑 인파<사진=연합뉴스>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하루 앞둔 28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본격적인 '폭풍쇼핑'에 돌입했다.

미국의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전자상거래업체들은 추수감사절인 이날부터 사실상 대규모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블랙프라이데이와 주말을 지나 월요일인 다음달 2일, 이른바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까지 미국 전역에 쇼핑 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한 미국의 쇼핑시즌은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 남짓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이번 쇼핑시즌을 앞두고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압박이 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겼고, 포에버21 같은 소매업체들의 파산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를 부진으로 이끌어 경기둔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빗발쳤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시즌에 지난해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실업률은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당초 1.9%로 집계됐던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최근 2.1%로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들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한 예로 JP모건은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25%에서 2.10%로 무려 0.8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CNN은 미국 소매업계가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폭탄관세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쌓아두고, 소비자들 역시 빨리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연말 쇼핑에 나서 미·중 무역전쟁이 이번 쇼핑시즌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폭풍쇼핑'이 전통 소매업계의 실적 악화 추세에 큰 반전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장보다 온라인을 통한 쇼핑이 대세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미국 소비자 2017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4%가 온라인으로 연말 쇼핑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역대 조사에서 연말 쇼핑을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5년 42%에서 2016년 44%, 2017년 50%, 2018년 50%로 상승한 데 반해 매장에서 쇼핑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5년 58%에서 2016년 56%, 2017년 50%, 2018년 50%에 이어 올해 46%로 낮아졌다.

온라인 유통 분석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날 이미 4억7000만 달러의 상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됐다면서 이날 하루 전체 온라인 소매 판매가 4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42억달러는 작년 동기에 비해 14.5% 많은 금액이다. 

어도비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소매 판매가 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20.5% 늘어나는 것이다. 사이버먼데이 매출도 작년보다 20% 증가한 9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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