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웃고 인민은행에 울고...中 규제 강화 조짐에 매도 바람

세계 최대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최근 1개월 새 낙폭이 무려 3000달러(약 350만원)에 이른다.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 움직임이 악재로 작용했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6일 오전 10시 현재 7136.7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에는 한때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6558.14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7월 고점인 1만2576달러에서 반 토막 난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한때 1만 달러 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곧장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 움직임이 호재에서 악재로 돌변한 탓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연설에서 암호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치켜세우며 중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반대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지속적으로 규제를 하겠다며,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은 2017년에 이미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암호화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시 주석의 발언에서 비롯된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 완화 기대감을 인민은행이 꺾어버린 셈이다.

제프 도먼 아크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디지털자산(암호화폐)이 역사상 최악의 시기에 직면했다"며 "시장이 축소돼 공급을 흡수할 새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에 비하면 2배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한때 3122달러까지 떨어졌던 지난해에 비하면 상황이 호전됐다는 얘기다.

도먼도 비트코인이 과거 대규모 매도 뒤에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왔음을 상기시켰다. 2016년에는 16% 급락한 뒤 4개월 동안 70% 반등했고, 2015년에는 22% 추락한 이후 89% 치솟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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