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매장 앞 시위/사진=연합뉴스

“사지 않습니다. 가지 않습니다. 입지 않습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4개월째에 들어섰다.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로 촉발된 ‘NO 재팬’ 운동은 현재 진행 중. 일각에서 일본 제품 구매가 다시 재개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 재팬 운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계속되고 있다.

안입기 운동의 대표사례는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지난 7월 불매운동 시작 후 월계, 종로3가, 구로, 구리점 등 4곳이 폐점됐다. 매장 재계약 문제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지만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어서 당장 매출 타격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3분기 실적에서 '유니클로'만 쏙 빼

그래서일까.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관계사인 FRL코리아(유니클로) 성적을 뺐다. 불매 운동 여파로 실적이 급락한 가운데 롯데 측도 유니클로 매출 하락과 연관돼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FRL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지분투자해 세운 합작사다.

유니클로 매장 앞/사진=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매번 ‘주요 법인 지분법 평가손익’이라는 이름으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실적을 밝혀왔다. 여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지분법 평가손익은 물론 매장의 수까지 적시했었다.

실제 처음으로 FRL코리아의 성적을 공개한 지난해 1분기의 경우 매출액이 2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81.4%나 올랐다. 이후 영업이익은 다소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주요 법인 지분법 평가손익 페이지가 사라졌다.

업계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의 3분기(7~9월) 매출이 50%~70%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삼성, 신한, KB국민 등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9월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억원에 비해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가 매년 두자리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왔던 것과 비교해보면 타격이 크다.

◆'부정이슈' 유니클로와 선긋기

일각에서는 롯데가 유니클로와의 선 긋기를 통해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연관관계를 해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실적발표에서 FRL코리아를 제외했다는 것만 봐도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 실적이 급락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이라며 “최근까지도 위안부 광고 논란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아 이미지 회복 자체가 장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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