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A씨는 햄버거 매장에서 햄버거를 샀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햄버거가 차갑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햄버거를 먹었다. 이후 A씨는 급성 복통과 구토, 설사, 탈수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햄버거 판매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합의금으로 3만원을 주겠다는 대답만 들었다. A씨는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 10대 B씨는 햄버거를 먹은 후 전신에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발진이 발생해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았다.

# 30대 C씨는 햄버거를 구입해 집에서 먹던 중 입에서 극심한 치아 통증을 느꼈다. 그가 먹은 햄버거 안에서 케이블타이가 발견됐다. 케이블타이는 전선을 묶을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끈. C씨는 어금니 2개가 깨지고, 6개 치아에서 통증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다. C씨가 해당 업체에 문제를 제기하자, 판매자는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판매자는 차일피일 보상을 미뤘다.

소비자들이 햄버거를 먹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의 위생 불량 등으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

◆복통에 설사, 두드러기까지...'위험한 버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위해정보 신고가 924건에 달했다.

신고 수도 매년 늘고 있다. 햄버거 위해정보 신고는 2016년 194건에서 2017년 279건, 2018년에는 288건으로 늘었다. 올해 접수된 신고도 지난 9월까지 163건으로 조사됐다.

신고자 연령은 30대가 288건(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212건(23%), 10대 이하 203건(22%) 순이었다. 햄버거를 많이 먹는 연령층인 20대 이하가 45%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햄버거를 먹고 발생한 신체적 피해는 내부장기 손상이 4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타 손상 107건, 피부 손상 105건, 근육·뼈·인대 손상 43건, 전신 손상 42건 순으로 집계됐다. 장기 손상은 몸속 소화기 및 호흡기, 신경계통에 문제가 생기고 통증을 느낀 경우를 말한다. 기타 손상에는 구토와 설사, 알레르기가 포함돼 있다. 피부 손상은 두드러기와 피부 발진 및 통증, 가려움증 등이다. 근육·뼈·인대 손상은 치아가 깨진 경우가 많았다.

 

맘스터치/사진=연합뉴스

◆맘스터치 위생 불량 1위...벌레에 나무토막까지 

소비자 피해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생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상희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2016년부터 2019년 9월까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총 480건. 연도별로는 2016년 120건에서 2017년 130건, 2018년 138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9월까지 92건이 적발됐다.

식품위생법을 어긴 업체 현황을 보면 맘스터치가 1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리아 125건, 맥도날드 76건 순이었다. 올해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매장 수 대비 적발 비율을 보면 맥도날드가 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KFC 3.1%, 맘스터치 2.1%, 롯데리아 1.6% 순으로 조사됐다.

맘스터치는 최근 허술한 위생 상태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 1월 소비자 A씨는 맘스터치 한 매장에서 덜익은 패티의 버거를 먹고 배탈이 나 병원 신세를 졌고 또 다른 매장에선 주방 곳곳에 누런 때는 물론 손님에게 내놓을 냅킨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등의 위생 불량으로 논란이 됐다. 맘스터치는 지난 2015년에도 버거에서 7cm 나무 토막이 나와 소비자가 강하게 항의하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상희 의원은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에 의한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며 “피해자 절반이 10대와 20대이고, 상당수가 내부 장기를 다치기 때문에 업체뿐만 아니라 식약처의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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