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18세 남성 애덤 헤르겐리더. 애덤은 약 1년 전부터 USB형태로 된 쥴(JUUL) 전자담배를 피워왔다.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애덤은 특히 쥴이 출시한 망고향이 취향에 맞아 하루에 액상 카트리지 한 개 정도의 망고맛 가향 전자담배를 피워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메스꺼움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애덤을 검진한 의료진은 “애덤의 폐가 70세의 폐와 비슷하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렸다. 폐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 애덤 가족은 쥴을 상대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액상형 전자담배’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전자담배 본국인 미국에서 중증 폐질환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일 기준 중증 폐질환 발생 건수는 530건, 8명이 사망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들 대다수가 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THC와 니코틴을 혼합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니코틴만 포함된 제품을 이용했다.

국내에 유통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들어있지 않지만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식약처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에 속도를 내는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폐질환 의혹, 선긋는 담배업계 

식약처에 따르면 식약처 위생용품·담배관리 태스크포스(TF)팀은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 분석을 위한 분석법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도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 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질환 사례 및 사망사례가 보고된 데 따른 조치로 미국 정부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질환과의 인과관계를 규명 중이다.

미국 정부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특히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1일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유통업체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재 재고가 소진 되는 대로 월마트 및 자회사인 샘스클럽에서 전자담배를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대형 약국체인인 라이드에이드는 지난 4월 전자담배 도매 판매를 중단했고 코스트코 역시 약 2주 전 판매를 중단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미국서 들어 온 액상형 전자담배 쥴 등 대부분의 전자담배는 전국 편의점을 통해 유통된다. 아직까지 판매를 중단한 편의점은 없지만 복지부 발표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경우 판매금지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용자제 수준으로 복지부의 권고사항이지 판매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발표에 따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면서도 사안이 심각해 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증 폐질환 유발 의심 물질로 지목한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국내 제품에는 포함되지 않아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자사 제품에는 이번 중증호흡기질환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THC 및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논란과 무관하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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