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속도로 지점 확대하며 외국계 빅3 위협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인 빈커머스는 최근 1년동안 3개의 소매유통체인을 인수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올 들어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Vingroup)이 무서운 속도로 현지 유통시장 장악에 나서면서 경쟁사인 롯데마트・에이온몰・써클케이 등 외국유통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빈그룹은 이미 1800개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매장을 보유한 현지 최대 유통기업인 빈커머스(VinCommerce)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불과 1년 새 3차례 인수합병을 통해 북부 하노이에서 남부 호찌민까지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달 초 퀸랜드(Queenland Mart)마트체인이 공식적으로 대형 마트체인인 빈마트(VinMart)와 슈퍼마켓체인 빈마트플러스(VinMart+) 시스템을 보유한 빈커머스로 인수·합병됐다.

기존 퀀랜드가 보유한 총 8개 매장 중 7개는 VinMart로, 1개는 VinMart+ 매장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공식적으로 VinMart는 전국 120개, 호찌민을 필두로 한 남쪽 시장에만 52개의 대형마트 지점을 갖추게 된다. 

Queenland Mart를 매각한 봉 센(Bong Sen)식품회사는 지난 2014년에 설립됐으며 주로 7군, 2군 등 고급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 지는 소매유통경쟁에서 시장확대를 위한 자본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매각에 나섰다. 

빈그룹의 유통자회사인 빈커머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올초 1800개였던 매장(VinMart 100개, VinMart+ 1700개)을 3분기 현재 2100개(VinMart 120개, VinMart+ 1980개)로 늘렸다. 

올해말까지 3000개 이상의 추가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Queenland Mart를 인수하기 전에 23개의 매장을 가진 피비마트(Fivimart)와 87개 매장을 가진 고앤샵(Shop & Go)을 인수했다. 불과 1년이 체 안된 기간에 3개의 브랜드를 흡수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말을 기준으로 전국 1000여개 매장을 보유했던 빈커머스는 1년만인 2018년말 1800개, 2019년까지 3000개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시장확장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모기업인 빈그룹의 든든한 자본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 지난 2018년 한해의 마지막을 기념해 12월 31일에 전국에 117개 신규매장을 동시에 오픈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빈그룹이 무섭게 시장장악에 나서면서 소매유통시장의 외국계 3대 강자로 불리는 롯데마트와 에이온몰, 빅씨마트등과 캐나다의 슈퍼마켓체인인 써클케이등을 위협하고 있다.

외국계 유통사들은 시장확대라는 맞불을 놓으며 진검승부를 예고 하고 나섰지만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다. 거대 자본력과 자국 브랜드라는 강점은 물론 현지 소매시장의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빈그룹을 상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와 에이온, 빅씨등은 베트남 소매시장의 외자계 '빅3'로 불린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우선 롯데마트는 2020년까지 대형마트 지점을 14개에서 3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하노이의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시푸차 지역에 호텔, 오피스, 레지던스, 마트, 시네마, 아쿠아리움등이 들어가는 거대한 쇼핑몰을 짓고 있다. 하지만 수익면에 있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상태다. 지난 2007~2017년 롯데마트는 약 2조3000억동(약 1150억원)의 손실을 보고했다. 롯데마트의 자산 가치는 약 2000억동(약 100억원) 이하이며, 미지급금은 약 8조8000 억동(약 44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5배 이상 높다. 

일본의 에이온몰 역시 호찌민과 하노이에 이어 하동에 신규 대형마트를 오픈준비 중이다. 그나마 에이온 몰은 소폭 흑자로 전환된 상황이다. 운영 첫해인 2014년 에이온은 거의 1조3000억동(약 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음해에 에이온은 하노이 롱비엔(Long Bien)과 호찌민 빈 탄(Binh Tan)에 추가로 대형마트 지점을 오픈했다.

지난 2016년 에이온의 매출은 2014년에 비해 3배 이상 뛰었고 500억동(약 25억원)이상의 이익을 보고 했다. 마트체인 1개 지점당 약 2억달러(2383억원)를 투자 한 후 2017년에야 2000억동(약 1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에이온은 오는 2025 년까지 25개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태국기업이 인수한 빅씨마트는 매출과 수익이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거의 반토막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VinMart+에 이어 베트남내 슈퍼마켓 체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써클케이도 갈수록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VinMart+가 기존의 현지 유통 매장들을 인수하면서 길 하나 건너 마주보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하노이나 호찌민에서 4~5개 슈퍼마켓 체인이 불과 십여미터 거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VinCommerce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확장뿐만 아니라 유기농 농업 자회사인 빈에코(Vineco)의 공급망을 통한 품질 향상과 가상매장, 배달서비스등 고객서비스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또한 고객들에게 리조트, 부동산 등 빈그룹의 다양한 생태계를 연계하는등 다양한 혜택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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