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본격적인 지주체계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자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동시에 동시에 지주사 출범 이후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끌어올려야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본적정성 기준 제고 효과도 노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5일 4000억원 규모의 원화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이번 채권은 8년물 1000억원과 10년물 3000억원이 동시에 발행됐다. 발행금리는 만기 8년물 2.13%, 만기 10년물 2.20%으로, 전날인 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고시한 국고채 금리에 스프레드를 더해 결정됐다. 이는 지난 6월 후순위채 발행에 이어 바젤III 이후 국내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 중 최저 금리 수준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금확충을 계획했었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총 48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면서 발행규모를 늘렸다. 우리금융지주의 3-1회, 3-2회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각각 2.4대1, 1.8대 1에 달할 정도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지난 7월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포함해 최근 4개월 사이 1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우리금융은 BIS 비율 을 약 40bp 가량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7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5000억을 포함하면, BIS비율은 6월말 대비 약 0.4%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자본확충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우리금융은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을 마무리 지은데 이어 손 회장이 직접 나서서 국제자산신탁 회장이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손 회장은 M&A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고객과 영업채널, 자금력, 인지도 등을 활용해 통합 자산운용시스템, 부동산 전용 상품 개발, 부동산 직접 투자, 자문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본적정성을 제고해야할 필요도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BIS비율 총자본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1.08%로 은행계 지주회사 중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KB금융지주 14.94%, 신한지주 14.27%, 하나금융지주 14.69% 등과 비교하면 300bp 이상 차이가 난다. 지방은행 지주회사인 BNK금융지주(13.32%), DGB금융지주(12.79%), JB금융지주(13.97%)보다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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