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러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 강세가 미국 경기침체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은 더욱 커졌다. 달러 강세와 경기 위축은 미국의 경제 회복력을 약화하기 때문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0%가 넘는다. 수출과 투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달러가 오르면 결국 성장 부담은 소비자와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달러 강세는 해외에서 돈을 벌어 들이는 미국의 다국적기업들 수익을 갉아 먹는다. 그 뿐 아니라 달러 채무를 수 조달러 지고 있는 외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늘린다. 따라서 미국 이외 경제국들이 강달러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약달러 시도에 합류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벤 랜돌 시니어 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지만 달러가 계속 강해진다면 지속가능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와해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결국 (약달러를 위한) 정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경제국들과 더불어 강달러 우려를 공유할 수 있다면 달러 강세를 억제할 수 있는 국제공조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랜돌 전략가에 따르면 기존의 두 가지 패턴 가운데 어떤 패턴이 일어날지는 2달 후에 알 수 있다. 첫번째 패턴은 1990~91년, 2007~09년 경제 위기 직전과 같은 달러 약세다. 두번째 패턴은 2001년 경기하강과 그 이후에 나타났던 달러 강세 지속이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성장률과 채권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달러는 전 세계 자금을 빨아 들이고 있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월 금리를 내렸지만, 달러 강세를 멈추지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는 올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7개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가 달러지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0년대 말 이후 역대 최고의 10년을 누리고 있다. 

문제는 달러강세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사모펀드의 크리스토포 울프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 금리 격차로 인해 달러가 계속 강해지고 있다"며 "달러는 자산의 안전처로 쉽고 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환율전쟁에 포커스를 잡고 있지만, 어쩌면 2000년 유로 안정을 위한 국제공조가 가능했던 것처럼 달러 약세를 위한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랜돌 전략가는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과 재무부가 합심해 시장 걔입이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 단독으로 달러 약세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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