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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니의 마켓플러스]금리 역전과 R의 공포에 대한 엇갈린 해석
  • 쇼니
  • 승인 2019.08.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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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라는 표현이 국내외 증시의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한때 2년물 국채 금리를 밑돌면서 경기침체 임박 신호라는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2년물 금리가 10년물을 상회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6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보유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단기물 국채보다 장기물 국채 금리가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어둡게 전망할때 장단기 국채 금리의 차이가 줄고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미국의 10년물과 2년물 장단기 국채 금리간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약 1~2년의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가 발생했던 학습효과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일시적으로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종의 트라우마로서 시장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최근 시장에서는 과거와 다른 몇가지 차이를 근거로 이에 대한 반박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는, 과거 금리 역전 당시 10년물 미국 금리는 4~8%대 였던 반면 최근에는 1%대 수준에 불과해 금리 레벨 자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1%대의 초저금리는 금리 역전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수준임에 따라 과거와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장단기 금리의 방향성이 과거와 다르고, 최근 금리를 역전시킨 주체는 단기물이 아니라 장기물 국채라는 점이다.

과거 금리 역전 국면은 경기 과열 조짐과 인플레 압력 상승으로 인해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이 강화되는 시기 전후, 장단기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국면에서 발생했다. 특히 통화정책에 보다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반면, 최근에는 장단기 금리가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금리가 역전됐고, 장기채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즉, 경기 과열을 동반한 금리 역전이 아닌데다 최근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통화완화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뜻이다.

이같은 상반된 의견이 대립중인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장단기 금리 역전을 호재로 인식할 수는 없겠지만,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의 충분 조건으로 예단하는 시장 접근 역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2008년 발생했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 연준은 6년 이상 제로 금리 정책을 썼음에도 경기 부진이 지속되자 세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바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10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미국 중앙은행이 제로금리에 이어 사용한 사상 초유의 비정통 통화정책이 그 사이에 장기간 존재했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미국 금리가 주는 신호를 과거 금리가 준 경기 예측 신호와 동일 선상에서 접근해서는 곤란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미 8월 초부터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제로에 수렴해 가고 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최근 불거진 R의 공포는 미국 금리 문제에서만 기인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최근 악화된 미중 갈등과 무역분쟁에서 환율전쟁으로의 확산 조짐, 유로존 GDP의 약 30%를 차지하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2분기 GDP 역성장,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 홍콩의 정치 불안, 호르무즈 해협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리스크들의 중첩이 공포를 확대시킨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는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에 대해 미친(crazy) 수익률 곡선이라고 언급하고, 주식시장 조정폭 확대의 책임을 연준 의장에게 전가했다.

하지만, 최근 R의 공포가 초래된 배경에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자리잡고 있고, 교역 비중이 높은 독일 경기도 이러한 구도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공포심리 완화의 문제는 채권 금리 자체보다 무역분쟁의 향후 해결 과정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부가 3000억 달러 중국 수입품 중 일부 품목에 대해 12월 15일로 관세를 유예했지만, 여전히 9월 초부터 추가 관세 부과가 예고된바 있어 예정돼로 진행될지, 양국간의 분쟁 수위가 다시 격화될지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7월 FOMC 회의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는 발언으로 시장에 실망을 준바 있는 연준 의장이 이번 잭슨홀 미팅(미국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토론회)에서는 통화완화적 발언으로 전환할지 혹은 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반발하는 코멘트로 답을 할지도 증시 안정과 관련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쇼니  shony@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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