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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르헨 리스크, 대공황 트리거 vs. 찻잔 속 태풍
  • 신창식 기자
  • 승인 2019.08.1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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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아르헨티나가 불안하다. 대통령 예비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볼 때 좌파 정권이 들어설 위험이 커지면서 국가 부도사태가 또 일어날 개연성이 높아졌다. 정국 불안에 따른 디폴트(국가 채무불이행) 리스크로 아르헨의 주식, 채권, 페소화는 일제히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더해 아르헨티나 불안이 새로운 대공황을 불러올 트리거(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헨 불안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 10월 대선까지 금융시장이 아르헨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면 실제 디폴트가 일어나더라도 예견된 위험은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논리다. 신흥국 전반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전염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중도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친(親) 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15%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승리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마크리는 페르난데스를 근소한 차이로 뒤쫓고 있었다. 하지만 예비선거에서 현 우파정권 대통령이 좌파 후보보다 갑자기 15%포인트나 뒤진 것으로 발표되자 시장은 금방 충격에 휩싸였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돌변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물론 근래 높은 인플레이션과 만성적인 경제 질병 및 정치적 대립에 지친 국내 투자자까지 공포에 짓눌려 보유 자산을 내던지는 투매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오랜 재정위기로 악명이 높다. 2001년에 깊은 경기침체와 기록적인 디폴트에 빠진 이후 지난 15년 내내 디폴트 위기가 만연했다. 비록 2016년 마크리 정부 아래 국가부도 위험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마크리 집권 뒤에도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율이 연 55%를 넘었고 페소화 가치도 급락했다.

하지만 대선(10월27일)까지는 아직 두 달 이상 남았다. 그 사이 투자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며 좌파 정권이 들어설 경우를 대비할 수 있다. 아르헨 정부도 대비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일부 시중은행들에 실질적으로 달러 매도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외환 규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현물 및 선물시장 모두에서 외환 보유 상한을 전달 은행 순자산의 5%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까지는 현물과 선물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포지션에 대한 5%'를 상한으로 적용했으나 규정을 보다 촘촘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규정 하에서는 선물환 매도로 현물 달러를 더 보유할 수도 있었다. 소식통은 규정 변화로 일부 은행들은 달러를 팔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도 좌파 후보가 압승한 대선 예비선거 결과 충격으로 이번주 들어 연일 급락하던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4거래일만의 첫 상승이다.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 발발 시 다른 신흥국 자산으로 리스크가 확산되기보다 아르헨티나 자체 또는 외환유동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신환종 FICC 리서치 센터장은 "실용주의적 좌파인 멕시코 오브라도르 정부와 브라질은 외환유동성 대응능력이 높고 거시경제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창식 기자  csshin@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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