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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상한 (-) 금리 시대..."미국도 예외 없다"
  • 신창식 기자
  • 승인 2019.08.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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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투자금 '손실' 보장이라는 이상한 문구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25%, 15조달러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채권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워낙 높아 원금과 이자가 마이너스(-)라도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까지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3일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이너스로 수익률이 내려가도 이는 별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의장직을 맡아온 그린스펀 전 의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기국채 수익률의 하락을 부추기는 국제적 차익거래(arbitrage)가 있다"며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제로(0)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는 장애물은 없다. 제로는 특정 수준이라는 것 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채권의 마이너스 수익률은 전통적 채권시장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채권자들은 자신의 현금을 제공한데 따른 보상을 받아왔고, 채무자들은 자신의 목적에 현금을 사용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했다. 그러나 미국 바깥에서는 이 명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난 수년 동안 글로벌 시장 흐름에 나타났던 이같은 변화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고조, 글로벌 성장세 악화, 유럽 내 정치적 긴장,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정책기조 전환 등의 요인이 15조달러 이상 규모의 채권을 마이너스 수익률로 내몰았다. 여기에 뉴욕증시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에게는 미국 국채를 구매할 유인이 생겼으며, 그 결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연준이 완화적 통화환경에서 뒤처졌다는 추측도 국채 수익률 하락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경기 국면 중간에서의 정책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의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 위험 확대에 따라 완화정책이 약간만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퍼지고 있다.

독일 국채 수익률곡선은 전 구간이 마이너스 영역에 잠겨있는 상태다. 게다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로존 내 위험도가 가장 높은 국가들의 10년물 수익률도 마이너스 영역에 근접해있다. 미국 30년물 국채는 수요가 너무 강한 나머지, 이날 수익률이 2.0951%까지 내려 역대 최저치와 미세한 격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달 초 핌코의 요아킴 펠스 글로벌경제 고문은 시간선호와 관련한 기본 경제이론이 변했다며, 이에 따라 사람들이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을 사들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수명 연장, 고령화 등으로 사람들이 미래 소비를 현재 소비보다 우선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펠스 고문의 시각이 매우 적절해보인다며, 이는 더 많은 국채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상황이 영원히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사람들이 미국의 장기물 국채를 계속해서 이처럼 낮은 수익률에 매입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간선호를 변화시키는 요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시간선호의 장기적 안정성이 나타났던 수백년의 역사가 있기에, 이같은 변화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라더스에서 수석 글로벌 국채 전략가로 근무했던 잭 맬비 또한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채권 시장의 역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기물 수익률 차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과거 1930년대까지의 지표를 보면 수익률이 "수년 동안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국채에 대한 세계 수요는 그 자체로 유지될 수 있다"라며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들의 믿을 수 없는 마이너스 국채 수익률은 국제기관의 채권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 매입을 통한 다변화 추구를 부추긴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역사적인 수준의 하한선을 뚫고 내려가는 것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창식 기자  csshin@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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