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 넘게 내렸다. 아르헨티나부터 홍콩까지 지정학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여파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00포인트(1.49%) 급락한 2만5,896.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5.95포인트(1.23%) 내린 2,882.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5.73포인트(1.20%) 하락한 7,863.41에 장을 마감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각종 지정학적 위험까지 심해지면서 증시가 급락했다. 홍콩 시위로 국제공항까지 일시 폐쇄됐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중도좌파 성향의 야당 대선후보가 예비선거에서 압승해 친시장정책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났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도 한층 격화했다.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일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가 격화했다.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연락 판공실 소속 양광(楊光)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시위가 테러리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공안당국은 신장 위구르 등 소수민족 자치구 등의 혼란을 수습할 때 테러리즘을 강제진압의 명분으로 활용하곤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인민해방군이 대규모 훈련에 앞서 선전시로 집결하고 있다"고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선 예비선거에서 친기업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후보에게 크게 뒤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장중 한때 30% 이상 폭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아르헨티나 증시 가늠자인 메르발 지수는 37% 폭락했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1.6%대 초반까지 재차 저점을 낮췄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는 장중 한때 7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좁혀지며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금리 하락과 장·단기 금리 차 축소는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노이버거 베르만의 스티브 아이스먼 상임이사 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파워런치에 출연해 "현 시점에 블랙스완이 있다면, 그것은 현재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일 것"이라며 "홍콩 사태가 더 고조된다면, 글로벌 경기에 실제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먼 이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측면에서 홍콩 사태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고, 글로벌 시장에도 전혀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금융섹터가 1.92% 내려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소재섹터가 1.58% 내렸고, 재량소비재섹터는 1.43%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가 2.2%, 보잉이 1% 이상 하락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