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분기 첫 적자에 증권가 목표가 줄줄이 ↓

이마트

'설마'가 '현실'이 됐다. IMF 때도 이익을 내던 이마트가 올해 2분기 첫 적자를 냈다. 신세계에서 독립한 이후 약 8년 만이다.

비수기에 보유세 문제도 있지만, 쿠팡에 밀린 게 직격탄이 됐다. 장 보러 마트에 가던 시대에서 모바일로 해결하는 시대가 되면서 대형마트가 침체에 빠졌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연결 기준)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개별 기준으로는 71억원 적자를 냈다. 

이마트가 분기 적자를 낸 건 1993년 11월 창동점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심지어 1997년과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이마트는 이익을 냈다.

전통적 비수기인데다 의무휴업을 적용받지 않는 식자재마트 등에 밀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보유세' 1012억원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서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3분기부터는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불신이 팽배하다. 

연초 18만원이던 주가는 전거래일 10만9000원으로 39.4%나 떨어졌다. 더욱이 이날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해 위메프와 티몬 등 이커머스로 고객이 이동하는 것이 직격탄이 됐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갔지만, 이제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모바일 등으로 주문하는 시대가 됐다.

이마트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마트는 '초저가 가격'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경쟁만 강화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목표가를 내리고, 투자에 대해 보수적(중립) 입장을 드러냈다.

SK증권은 이마트 목표가를 24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절반 아래로 낮췄다. 현대차증권은 18만2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18만원서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17만5000원서 13만5000원으로, 삼성증권은 15만4000원에서 12만7000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마트에 대해 "섣부른 저점 판단은 이르다"며 "기저 효과 반영 시 하반기 저점 확인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라 송(Cara Song)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형 슈퍼마켓 업계(hypermarket business)의 온·오프라인 업체들끼리 향후 몇년간은 수요 감소 등으로 프로모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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