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고시환율 예상보다 낮춰 잡아...위안화 절하폭 줄어

중국이 일단 위안화의 자유낙하를 막고 나섰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를 허용했지만, 무질서한 환율 급등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점도 시장 개입의 필요성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중국 정부가 그동안 시장개입을 지속하다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포치를 허용한 것도 환율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6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고시하면서 위안화를 떠받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6일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5일 고시환율보다 0.66% 올랐지만 역외에서 7.1위안을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6일 고시환율은 시장 예상보다는 덜 올랐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은 6일 고시환율이 6.9871위안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역내 위안화 환율도 전장 대비 0.1% 오른 7.0569위안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일 환율이 1.5%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의 낙폭은 두드러지게 줄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시장에 개입해 환율 급등을 막아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6일 성명을 통해 홍콩 역외시장에서 300억위안(42억달러,5조원)어치 증권발행을 밝혔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의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이다. 중앙은행증권 발행을 통해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전날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성명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 총재는 "위안화가 최근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는 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의 분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환율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트백뱅킹의 프란체스 청 아시아 매크로전략 본부장은 "인민은행이 어제(5일) 군집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6일 고시환율을 7위안보다 낮춰 잡았다"며 이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춰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다. 시장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오르면 인민은행이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포치를 일단 허용한 것에 대해 미 정부는 일종의 보복조치라고 보고 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2달 만에 재개됐지만, 양국 협상은 사실상 좌초된 분위기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이에 미 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관세를 매긴다고 밝혔다. 미국이 수입하는 거의 모든 중국산에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이자 중국은 위안화 절하를 통해 관세를 무력화하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는 결국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조치를 불러왔다.

문제는 위안화가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에 달렸다. 미국이 추가관세를 실행하면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더 크게 유도할 것이라고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쑨 뤼를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나머지 3000억달러어치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5위안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