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경험vs자금과 인해전술..향후 고속도로 사업 유리한 고지 선점

중국의 태평양건설그룹은 교통부에게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일괄입찰을 제안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남북고속도로 사업 국제 입찰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대형 투자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자금이 풍부하기도 하지만 현지 은행으로부터 낮은 이자의 대출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베트남 기업들은 한국과 중국의 투자자들 사이에 끼여 설 자리가 없다.

◈ 기술력과 경험 앞세운 한국vs인해전술로 맞선 중국

중국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다. 참여기업이 16곳으로 한국기업의 3배에 육박한다.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의 모든 패키지를 한번에 가져가려고 한 중국기업도 있다. 일단 남북고속도 프로젝트를 국제입찰 일정에 맞추어 진행하기 위해 교통부는 중국 기업의 일괄 투자 제안은 거부했다.

중국 최대 민영건설사인 태평양건설그룹(CPCG)은 지난 3월 교통부 지도자와 회의에서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에 일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태평양건설그룹은 일괄투자를 비롯해 하도급 업체 지정을 할수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교통부는 이들의 의견을 거부하고 기존처럼 국제기준에 따른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기업들은 현재 남북고속도로 모든 프로젝트(8개)에 참여해 있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물량공세다. 그러다 보니 많은 베트남 기업들도 중국 투자자와 합작을 원하고 있다.

한국의 건설기업들도 적극 뛰어 들었다. 교통부가 발표한 사전입찰 기업에 한국 투자자는 5곳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진 한국기업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이다. 일각에서는 GS건설의 참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다.

한국 건설사들은 풍부한 현지 프로젝트 성공경험과 앞선 기술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워낙 많은 부동산프로젝트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하노이의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는 시푸차 지역에 '스타레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차 분양에서 외국인 물량은 분양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스타레이크 부지에는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삼성R&D센터와 이마트몰, CJ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건설도 롯데호텔을 비롯해 상업용 건물에 많은 경험이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하노이에 서호 근처에 롯데호텔과 레지던스, 아쿠아리움,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서는 거대한 복합몰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하노이 지하철 2호선 시공에 참여하고 있으며, 포스코도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건설 등 프로젝트를 성공한 경험이 풍부하다. 

현지 매체들은 교통부 발표를 인용해 현재까지 약 60건의 입찰 서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교통부는 서류심사를 진행해 각 프로젝트마다 최대 5곳의 투자자를 선정 할 예정이다.

교통부 일정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본 입찰을 진행하고, 2020년 3월 입찰 결과 발표, 2020년 4월에 첫 번째 프로젝트 계약이 체결된다. 

우선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입찰 과정은 2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투자자의 기술 및 재무 역량을 검토한다. 여기서 합격한 투자자는 입찰 가격 및 건설 방법을 평가하는 2단계로 넘어간다. 

정책개발연구소 응우웬 탄 빈 박사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정책개발연구소 응우웬 탄 빈(Nguyen Thanh Binh) 박사는 "입찰은 진정한 투자자를 가려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 단계에서 기업은 예금으로 보증금을 지불해야 하고 낙찰한 투자자가 게임 종료를 선언하면 이 보증금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탄 빈 박사는 현재까지는 "교통부가 체계적이고 결정적인 방식으로 남북고속도로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고 평하면서 "투자자가 발견 된다면 이는 베트남 건설부문에서 역사적인 성공으로 간주 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교통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익되면 먹고 손실이 되면 입어야 한다'는 조건이 과거 프로젝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남북고속도로 프로젝트에서는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참여 기업들은 매출과 환율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충분한 자본금과 차량 및 유량 예측은 투자자의 중요한 2가지 과제가 됐다.

현재 베트남은 1500km의 고속도로를 완공 하려고 하고 있다. 교통부는 오는 2020년까지 이 숫자를 2000km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교통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 8000km에 달하는 고속도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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