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은행권 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이 오는 27일 출시 1주년을 맞이하지만 흥행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뱅크사인의 누적가입자 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24만명을 기록했다. 1년 만에 24만명을 기록한 것을 두고 보기에 따라 성과로 볼 수도 있지만 인터넷뱅킹 이용자 수(중복 포함)가 7000만명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뱅크사인은 지난해 출시 전까지만 해도 은행권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기존 공인인증서의 유효기간이 1년이지만 뱅크사인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매년 갱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타행 인증서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등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뱅크사인은 출시 이후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발급 과정 때문이다. 뱅크사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이용하는 은행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한 뒤 뱅크사인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후 약관 및 개인정보처리에 동의하고 휴대전화 본인확인,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 확인, 보안매체 확인 등을 거쳐 여섯 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이미 각 은행마다 생체인증, 간편 비밀번호 등을 통해 온라인 채널 로그인 및 금융거래 과정을 간소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편리함 측면에서 이미 뒤쳐진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은행들은 저마다 자체 인증 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자체 개발한 사설 인증서인 'KB 모바일 인증서'를 도입한 상태다. KB 모바일 인증서는 발급 후 유효기간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패턴 및 지문, 안면인식 등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기업은행 역시 6자리 비밀번호만으로 이체와 예·적금 가입 등이 가능한 자체 인증을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뱅크사인이 보안성뿐만 아니라 편리함을 추구하는 금융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또 다른 실패작으로 평가받지 않기 위해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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