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주 금리를 내릴 것이 유력시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완화실탄을 장전중이고 글로벌 완화 릴레이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자산 거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지금이라도 금랠리에 편승하라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 "버블게임 심판의 날이 온다...금에 올라타라"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렌 보코자 소시에테제네랄(SG) 글로벌 자산배분 본부장은 내년까지 이어질 금랠리에 합류하라고 말했다. SG는 업계 톱클래스로 통한다. 미국의 경기침체, 달러 약세로 인해 금이 심판의 날에 대비할 완벽한 헤지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이번주 연준이 부양책을 통해 경기사이클 연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경고성 메시지로 읽혀진다. 또한 금의 강세가 런던에서 뉴욕까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한다.

보코자 SG 본부장은 런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버블게임에 들어설 경우, 금은 완벽한 대응책"이라며 "이런 상황이 나타날 때마다 금은 급등했다"고 말했다. 보코자 본부장이 이끄는 팀은 올해 엑스텔 설문에서 다중자산 전략가들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금은 오랜 기간 동안 저금리 시대에 가치 저장의 최후 수단으로 여겨져왔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가 14조달러에 달하고 중앙은행들이 비둘기 태세로 돌아서면서, 금에 대한 심리는 확대되고 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규모는 올해 들어 약 40억달러 늘어났고, 헤지펀드인 크레스캣캐피털은 광산주에 초점을 맞추는 '롱 온리(long-only)' 전략을 시작하고 있다.

◇"금, 美 침체+약달러 헤지로 최고"

금은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달러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헤지도 된다. 보코자 본부장은 금이 달러 약세로부터 트레이더들을 보호해줄 것이고, 무역전쟁 및 기업이익 성장세 둔화에 따른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해 방어막을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금은 달러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달러가 약세일 때는 대개 가격이 상승하고, 따라서 달러 약세에 대한 좋은 헤지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UBS의 세르지오 에르모티 최고경영자(CEO)는 중앙은행들이 유발할 "위험한" 버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통화정책의 효과가 작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주식 등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딜레마에 놓여있다.

SG의 전략가들은 지난해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 실질금리의 상승이 시장 전반의 매도세를 불러일으킬 당시 조심스러운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각광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이 올해 내놓은 비관적 전망은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빗나갔다. 보코자 SG 본부장은 "모멘텀이 매우 강할 때에는 이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며 "때문에 우리는 위험회피형 자산배분을 권고하지 않아왔다. 

다만 우리는 다각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산을 권고해왔다"고 말했다. 보코자 본부장이 이끄는 팀은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는 반면 국채 및 신용의 비중은 확대하고 있으며, 현금의 비중은 5%에 달한다. 원자재의 최대 비중은 10%다.

◇ 金값 6년래 최고치 근접했지만 "저평가"

최근 HSBC홀딩스는 연구를 통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역할을 재확인 했다. 연구에 따르면 금은 다른 영역과의 상관관계가 없는, 몇 안 되는 믿을만한 자산이다. 금은 미국의 TIPS 금리가 내리는 동안 6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크레스캣의 케빈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은 극단적인 통화정책, 자산 버블의 급증, 역대급인 글로벌 레버리지에 대응하는 헤지 수단으로서 엄청난 가치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자산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스미스 CIO는 금이 다른 자산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평가됐다"(incredibly undervalued)고 설명했다. 그 또한 광산주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 광산주는 원자재보다는 아웃퍼폼하지만 글로벌 증시보다는 할인된 추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반에크 벡터스(VanEck Vectors) 금 광산 ETF는 지난 3년 동안 10% 이상 내린 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는 같은 기간 약 30% 올랐다.

스미스 CIO는 "글로벌 명목화폐 평가절하 정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현재 초기 단계에 있다"며 "현 거시적 상황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금이 핵심 자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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