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월말과 월초가 겹쳐지는 시기인 만큼 기본적인 증시 변수는 국내외 경제지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7월 ISM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이 발표되고, 한국에서는 7월 수출입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주요 이벤트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와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한국 배제 여부 결정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경제지표뿐만 아니라 이벤트들에 대해서도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미국과 중국은 30일부터 이틀간 중국에서 무역협상을 갖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특별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어떤 큰 합의(grand deal)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주말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이용해 불공평한 이득을 얻고 있다고 주장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OECD 회원국이거나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 현행 G20 회원국, 세계은행 분류 고소득 국가, 세계 무역량에서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 등 네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속하면 개도국이 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미국 정부는 일단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모양새지만, 미국이 제시한 네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되는 한국의 개도국 지위 또한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또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아베 정부가 8월 2일 열리는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 관련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각의에서 화이트 리스트 개정안이 가결될 경우, 그로부터 21일 뒤인 8월 하순경에 발효될 예정이다. 개정안 발효 시 일본의 규제 강화 품목 범위가 어느정도 수준이 될지,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입게 될 피해가 얼마나 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 점이 최근 국내증시에 대한 막연한 불확실성 확대와 센티멘탈 약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아울러 8월에는 올해 5월에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중국 A주가 추가로 편입됨에 따라 한국 지수의 비중은 이에 연동해 축소될 예정이다.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의 일부 유출은 외국인 매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8월 국내증시 수급 측면의 경계요인이다.

진행 중인 미중 무역분쟁에 추가된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와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지속 등 대내외 악재들과 수급 이슈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증시 내부에서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분간 국내증시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역발상으로 접근해 보면 현재 시장에는 온갖 악재들이 노출돼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자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수출 금지 문제가 아닌 수출 규제 이슈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아직 시장의 중론이다.

물론 주요 핵심 소재의 수출허가 지연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 장기적인 악재가 아니라는 점을 시장이 확인하게 된다면 막연한 불안심리는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해 글로벌 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단기적인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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