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회 생기는 것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규정 충족 까다로운 데다 홍보도 안 돼

베트남의 많은 기업들이 유럽과 자유무역협정 내용을 모른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유럽(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EVFTA로 인해 베트남의 수출 산업분야에서 많은 혜택이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섬유 및 의류제품은 유럽 수출에 큰 경쟁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기껏 맺은 EVFTA의 효과가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의 많은 기업들은 EVFTA에 대해 모르는 상황. 정부는 기업들이 EVFTA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적절한 사업 전략과 관련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유럽시장 진출 들떠있지만..산적한 숙제

이달 초부터 거의 한 달간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이 EVFTA 회원국으로서 저렴한 가격, 고품질의 제품으로 잠재적인 시장에 수출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7년 내에 관세가 붙는 품목의 99% 이상이 무관세가 되면 무역교류, 수출제품의 다양화로 거대한 잠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제품, 환경, 노사관계, 원산지 등 각종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럽은 베트남 섬유기업의 잠재적인 시장으로 여겨지지만 연간 매출규모를 살펴보면 아직 그 잠재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근로자들의 생산기술은 아세안의 다른 이웃 국가들보다 높지만 평균 세율이 9.6%로, 베트남의 섬유제품은 큰 가격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은 이번 협정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의류 및 섬유 기업들은 많이 기회가 생기지만 규정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Ho Guom 섬유회사 총 책임자인 피 응옥 찐(Phi Ngoc Trinh)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EVFTA의 혜택은 유럽시장으로 수출하는 베트남 섬유제품 및 의류제품에서 큰 경쟁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협정이 발효되더라도, 섬유 및 의류산업은 즉시 이점을 얻을 수 없다. 특히 섬유산업은 대만과 중국으로부터 자재가 수입된다. 이 두 시장은 아직 EU와 FTA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세금 인센티브를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베트남이 EVFTA 협정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과제로 제도개혁, 사업환경 개선 및 EVFTA 규정 지침 마련을 꼽는다. EVFTA 협약을 합법화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은 적절한 법적시스템을 수정하기 위해 정책을 능숙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는 데 보다 포괄적이고 능동적인 비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원산지 규정, 기술 장벽, 위험 예방시스템 구축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관리 및 기술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부 응옥 충 칸(Ngo Chung Khan) 부국장은 "EVFTA 승인 프로세스의 즉각적인 이행을 위해 관련 내용을 정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회의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 다른 부서와 미리 협조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부는 2020년 이 협정이 효력을 발생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베트남 기업들이 지금 이 기회를 최대한 빨리 활용하고 가능한 한 이점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연구가 시작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협약이 공식적으로 시행되기 전까지 지방기관과 각 부처는 관련 정보 업데이트를 강화해야 하며, 기업이 정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협정에서 이점을 활용하고 새로운 맥락에서 적절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OJ Vietnam주식회사 회장인 응우웬 쑤안 안(Nguyen Xuan An)은 "지방에 있는 기업의 경우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정부가 많은 세미나를 비롯해 관련 회의가 열렸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는 기업들이 각 협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각 업계가 서로 토론해 다른 국가와의 경쟁 수준을 파악한 뒤 국내외 시장을 점유해야만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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