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숙원하는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의원 수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절반의 승리라는 지적이다. 

22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개선(신규 의석) 124석 가운데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 등 여당 연합이 71석을 확보해 과반을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이미 이번 선거에서 투표 대상이 아니었던 비개선(기존) 의석까지 합하면 절반(123석)이 넘는 의석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참의원과 함께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 최소 85석을 확보해야 가능했던 개헌 발의엔 일단은 실패했다.

개헌이 힘들어졌지만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자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아사히 TV 등 민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징용공(징용 피해자) 소송 등을 이유로 악화되는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측이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되는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한국 측이 답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라 한국에 촉구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결코 보복적인 조치가 아니"라며 "안전 보장에 관련된 무역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기존 정부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어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에도 한국 측은 성실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총리의 조치에 대해 블룸버그는 '어리석은 무역전쟁'을 그만두라는 사설을 실었다. 블룸버그는 22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해제를 촉구했다. 이어 "일본 지도자는 정치적 분쟁에 통상무기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승리로 많은 사안에 정치적 장악력을 얻었다"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본이 이웃국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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