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정책금리를 제로(0) 부근에서 운영해봄으로써 중앙은행이 얻은 교훈은 "실탄을 아끼려고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8일 밝혔다. 나쁜 낌새가 보이면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양호하게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이달말에 금리인하에 나서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한 셈이다. 그래야 할 만큼 연준이 보유한 정책대응 능력이 제한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반증한 것이기도 하다.

공개시장 운영을 맡는 뉴욕 연준의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 부의장으로서 지역 연준 총재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시 투표권을 행사한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제로금리 하한 부근에서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양 여력이 수중에 그 정도 뿐이라면 경제가 조난신호를 처음으로 보낼 때 신속하게 금리를 내리는 게 유용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일종의 단계별 중앙은행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부정적인 경제환경에 직면했을 때 첫째 기민한 조치를 위할 것, 둘째 금리를 더 낮게 더 오래 유지할 것, 셋째 낮은 실질 중립금리 및 제로금리 하한의 맥락에서 성공할 수 있는 통화정책 전략을 수립할 것."

그는 자신이 추산한 현행 실질 중립금리 수준이 미국의 경우 0.5%라며 "금융위기 이전 어떤 시기에 비해서도 낮다. 그러한 중립금리 하락 현상을 일본과 유로존 등 여타 선진국들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처럼 매우 낮은 중립금리는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장기 구조적 요인들에 기인한 것"이라며 인구구조 변화와 생산성 증가율 둔화 등을 꼽았다. 단기간에 곧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중앙은행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부근에서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제로금리 하한에 의해 통화정책이 제약을 받으면서 실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그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파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어 "투자자들이 갈 수록 이 낮은 인플레이션 실적을 일시적 변이가 아닌 뉴 노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대 중간 이후 광범위하게 하락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미끌어져 내리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미래 중앙은행은 목표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채 출발해야 하며, 이를 다룰 여력은 더욱 더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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