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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환율 파이터' 트럼프의 달러 무기화거추장스러워진 美 기축통화 특권…파괴하거나 참거나
  • 신창식 기자
  • 승인 2019.07.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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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가 무역가중치 기준으로 수 십년 만에 최고에 근접하면서 또 다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유럽 등 각국을 향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환율을 조작한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조만간 미 재무부가 트럼프의 트위터 지령을 받아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환율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월가에 퍼지고 있다. 

미 정부는 1995년 이후 3차례 환시에 개입했지만, 당시 모두 국제사회의 공조 아래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이번에는 미국의 단독 개입이 될 공산이 크다. 

단독 개입이라는 면에서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고관세를 무기로 트럼프가 벌인 무역전쟁의 여파를 감안하면 트럼프의 환율전쟁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미국이 진짜 환시에 개입할지, 한다면 어떻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환율정책은 막대한 규모에 잦은 환시 개입과 의도적 비개입을 통해 이뤄진다며 정부차원의 개입은 항상 가능하다고 봤다. 

문제는 심지어 같은 행정부 아래에서도 달러에 대한 견해가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빌 클린턴이 이끌던 민주당 행정부에서도 미국은 달러 강세를 경제의 위협으로 봤다가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방식으로 돌변한 바 있다. 

미국에 좋은 달러는 강해야 할까, 약해야 할까. 우선 질문에 답하려면 달러 강세 혹은 약세의 이유를 살펴야 한다. 

인터넷 매체 복스미디어의 매트 이글레시아스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디플레이션 리세션을 유발해 달러가 오르면 좋지 않다. 미국이 '알래스카 유전'과 같은 위대한 것을 발견해 나머지 세계가 그 위대한 것 없이 살 수 없어 달러가 오르면 거의 모두에게 좋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온라인 블로그 칼럼에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달러가 현재 고평가 혹은 저평가됐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달러가 고평가됐다면 트럼프의 약달러 공세와 다른 주요국의 반격은 달러 약세를 향한 건전한 논쟁이 될 수 있다. 

달러의 오버밸류와 언더밸류 여부는 미국의 경상수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경상흑자는 통화 저평가, 경상적자는 고평가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는 1980년대 초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달러는 고평가됐고 달러 약세가 더 좋다고 트럼프에게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또 있다. 

그렇게 치면 달러는 지난 40년 동안 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 셈이다. 세계 최대 경제국이 왜 손해보는 일을 40년 동안 지속했을까. 경상적자가 계속되었는데도 달러의 가치는 왜 시장에 의해 조정되지 않았을까.

이코노미스트지 칼럼은 달러가 세계 최대 '기축통화'라는 지위를 즐겼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자유롭게 널리 통용되는 기축통화로 미국 뿐 아니라 나머지 해외에서도 '모두가 원하는 돈'이라는 엄청난 권력을 누렸다는 얘기다. 

달러와 달러자산이 쥐꼬리같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외국은 달러를 축적하려는 욕구를 키워왔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살 수 있는 구매력을 거의 영원히 얻은 것처럼 여겨졌다.  

고평가된 통화와 계속된 무역적자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미국 생산자들에게 고통이다. 실제 지난 20년 동안 미국은 수입이 수출보다 성장했고 일자리는 유출됐다. 

문제는 현재 경상수지 격차가 저변의 금융 흐름에 따른 결과라는 데 있다. 실제 미국이 중국에 막대한 수입관세를 부과했지만, 무역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달러화 가치만 올려 놨다고 볼 수 있다. 

강한 달러로 누렸던 미국인들의 특혜가 계층별로는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빈익빈 부익부의 확대다. 부자는 일반적 노동자보다 달러를 덜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추세적인 수요 둔화와 성장 둔화를 유발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이 '달러 본위제'를 계속 지지하는 편이 좋을까. 칼럼은 "미국 혼자서만 글로벌 기축통화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지속불가능할 뿐 아니라 미국에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달러를 대체할 만한 안정적 기축통화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 본위제를 혼란스럽게 파괴하는 것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게 더 낫다고 덧붙였다. 

신창식 기자  csshin@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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