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등 해외 주식시장의 강세 기저에는 유동성 개선 기대심리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연준 의장이 미국 의회 증언에서 무역과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주요지수들의 강세 무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형성된 7월 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금리인하 확률을 살펴보면 25bp의 인하 확률이 80%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50bp의 금리 인하 확률은 20%를 넘어선다. 즉, 최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폭의 문제일 뿐 인하 가능성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주 공개된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프로그램 등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축 통화국인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예고 중인 상황이다.

금리 인하를 주식시장이 반기는 이유는 금리 인하의 목적이 경기 둔화압력 완화 및 부양적 성격을 갖고 있고, 통상적으로 금리 하락은 주식시장에 유동성 개선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도 이번주에 한은 금통위가 예정돼 있어 금리 인하 단행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지속 및 일본의 한국향 핵심소재 수출 규제 이슈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 FOMC 회의가 이달 말(7월 30일~31일) 예정돼 있어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를 확인한 후에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확산 등 완화적 통화정책은 글로벌 유동성 여건 측면에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국내증시 입장에서 고민의 대상은 여전히 해외 주식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들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증시 주요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이 해외증시 대비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는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부터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재개를 합의했지만, 아직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가 악재로 추가된 상황이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슈가 일본의 참의원 선거(7월 21일)를 앞둔 단기 선거용 전략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와 함께 단기 이슈로 봉합시 IT 재고 조정과 수요 증가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심리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개별 품목의 수출 심사를 면제해 주는 국가 목록)에서 제외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한국을 우방국에서 제외할 경우 장기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18일 중재위 설치 요구 시한 이후 일본이 IT 이외 산업 전반의 품목에 대해 추가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설지와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압박을 지속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국내외 주요 전망기관들의 2019~2020년 한국의 GDP성장률은 현재 2.5% 내외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무역 갈등 심화시 2%를 하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외 증시 여건을 정리해 보면 유동성 개선을 기반으로 한 해외증시 강세 무드는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여건이지만, 국내증시는 대외 수출 여건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내부적으로 실적전망치 개선 시기가 순연될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내재된 상황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김승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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