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억 달러 규모 수출사업 더 커질 전망..그러나 부품 현지화 비율 극히 낮아

베트남 자동차 부품 사업이 EU와 FTA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5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 산업에 ‘수출 길’이 열렸다. 하지만 베트남의 부품 현지화 비율이 낮아 오히려 다른 외국인직접투자(FDI)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베트남 간 자유무역협정(EVFTA)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따라서 EVFTA가 발효될 때 대상국들은 자동차 관련 세금이 향후 7년 동안 0%이며, 자동차 부품의 경우 종목별로 3~4%가 즉시 면세된다.

베트남이 EU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적지만 부품의 경우 세금이 낮아지면 수출 기회는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베트남 기업은 지금 이러한 게임에서 제외될 위험에 처해 있다. 자기들 손으로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 '죽 쒀서 개주랴'..정부 지원정책 강화 계기로 삼아야

자동차 부품의 수출액은 연간 50억 달러 규모로, 현재 수출 가치가 가장 높은 상위 10개 상품 그룹 중 하나다.

EVFTA가 발효되면 베트남 자동차 부품이 EU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길 전망이다. 현재 독일은 가장 큰 베트남 자동차 부품 수입국이며 연간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분야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부품 수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베트남에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글로벌 공급 체인에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FDI 기업이다.

더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베트남 이전도 예상된다. 실제 동남아지역에서 가장 자동차 산업규모가 큰 태국의 경우 EVFTA로 인해 상대적으로 자동차 및 부품 수출, 컴퓨터 세율이 높아지게 됐다. 현재 태국은 EU와 FTA가 없다. 

문제는 부품의 현지화 비율이다. 베트남 산업부에 의하면 베트남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28%에 달한다. 대부분 간단한 제품이나 액세서리정도이며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제품 생산은 전무한 수준이다. ‘죽 쒀서 개 줬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지에서는 베트남 정부가 지원 산업이 발전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낼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베트남 상공 회의소 (VCCI)에 따르면 민간 기업은 주로 무역, 서비스, 건설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생산 및 산업 분야에 참여가 적다. 민간 기업의 50% 이상이 경영을 위해 은행대출을 활용하지만 기술을 위한 투자 자본은 총 수익의 약 0.2~0.3%로 매우 낮다.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VBF)에 의하면 현재 국제인증(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생산 체인에 합류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베트남 공급 업체는 많지 않다. FDI 기업들의 기술 이전 또는 라이센스 계약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간단한 액세서리 생산밖에 못 하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 내에서는 이번 협정을 두고 수출을 위한 부품 생산을 늘리고 국내 지원 산업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VFTA 외에도 앞서 2018년 베트남은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서명했기 때문에 일본, 캐나다 등 회원국에 수출되는 자동차 부품도 0%로 감소될 예정이다. 

독일 상공 회의소의 Marko Walde 대표는 “FDI 기업에 합류하거나 FDI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큰 기회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기업들은 베트남 기업과 협력해 생산 관리를 지원하고 프로세스를 보장하며 제품 품질을 향상시켰다.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들의 교육이 독일 기업에 의해 전국에 진행되고 있는데 이렇게 배출된 자원들은 베트남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저렴한 노동력이 아니라 경쟁 우위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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