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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의 뱅커스] '행장님, 이제 약속 지키시죠'
  • 심재훈 기자
  • 승인 2019.07.1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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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의무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직을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협의회의 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협의회 개최 결과는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CEO의 역할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했다는 점이다. 모범규준 개정에 따라 금융회사의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은 CEO가 맡아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이슈를 금융회사 CEO가 직접 챙기는 셈이다.

다만 소비자 보호 수준이 양호한 금융회사의 경우 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CCO)가 협의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다소 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가 고객 민원수 등 시시콜콜한 사안까지 챙기라는 것인데 금융사마다 CCO가 있는데도 CEO에게 책임과 구체적인 역할까지 부여하는 것은 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들이 금융권의 이같은 반응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고객 중심',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외쳤던 것과 달리 고객 또는 금융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시중은행 고객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내자 해당 은행이 고객을 신용불량자로 등록하고 민원을 취하할 경우 신용불량자 등록을 해제하겠다며 사실상 '협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3개 은행이 대출금리를 높게 산정해 약 27억원을 과다 수취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적발돼 환급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 은행은 대출금리를 조작한 게 아니라 직원 실수 및 시스템상 오류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그동안 '고객 중심'은 금융사 CEO들의 신년사 단골 키워드 중 하나였다. 올해 역시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경영화두를 제시하면서도 금융사 CEO마다 '고객 중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금융사 CEO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했지만 "금융사에게 고객은 생존을 위한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고객의 선택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의 자산은 물론 시간까지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금융사 CEO들이 수년간 침이 마르도록 강조한 것처럼 이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약속을 직접 지킬 때가 됐다.

심재훈 기자  sjh@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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