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7000선을 돌파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이틀째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한 덕분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7.88포인트(0.85%) 오른 2만7,088.0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월 '2만6000 고지'에 올라선 후 약 1년 6개월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은 것이다. 지난해 1월 26,000선을 넘은이후 약 1년 반 만에 1000 포인트 추가 상승에 성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84포인트(0.23%) 오른 2,999.91에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49포인트(0.08%) 내린 8,196.04에 장을 마쳤다.

이틀째 의회보고에 나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듭 피력함에 따라 증시가 계속해서 힘을 받았다. 이날 상원 증언에서도 "미국 경제가 좋은 위치에 있지만,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전일의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그동안 생각했던 것만큼 완화적이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 등 연준의 다른 핵심 인사들도 파월 의장과 같이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장 초 무역 긴장감을 조성하는 발언을 해 랠리가 흔들리기도 했으나, 증시는 장 막판에 다시 스퍼트를 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약속한 것과 달리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나서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빨리 농산물을 구매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은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에 대한 기대를 제어하면서 증시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봤던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특히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6월에 전월 대비 0.3% 오르며 시장 예상 0.2%를 상회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것이 최근 지속 둔화했던 물가가 안정화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스닥은 소폭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페이스북, 애플, 알파벳, AMD 등이 부진했다. 프랑스 의회가 이날 구글과 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이른바 '디지털세' 방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디지털세에 대한 불공정성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혀, '관세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프랑스 정부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협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유나이티드헬스는 5.53% 오르며 다우지수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제약사가 PBM(pharmacy benefit managers)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없애는 안을 철회했다. PBM은 건강보험회사를 대신해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약값을 협상하는 중간 주체이다. 이 소식에 의약품 유통업체와 의료보험업체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시그나는 9.24% 올랐고, CVS헬스는 4.68% 상승했다.

뉴욕증시 11개 업종 중 9개가 상승했다. 산업섹터가 0.7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금융섹터가 0.60% 올랐고, 소재섹터는 0.4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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