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애플 매도세가 강력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이 수십년 만에 가장 비관적인 분위기다. 

8일 로젠블라트 증권(Rosenblatt Securities)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도"(sell)로 하향했다. 이로써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57가지 투자의견 중 부정적인 범위 내에 있는 것이 총 5개로 늘었다. 블룸버그가 축적한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매도 의견의 수가 5개를 기록한 경우는 적어도 1997년까지는 없었다. 당시는 애플이 아이맥(iMac) 컴퓨터(1998년 8월 공개)를 공개하지도, 아이팟(iPod)(2001년 10월 공개)을 내놓지도 않았던 시기다.

애플의 성장세가 우려된다는 신호는 또 있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애플의 컨센서스 투자의견(매수(buy), 보유(hold), 매도 등급의 비율)은 3.76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애플을 둘러싼 의구심은 올 들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뉴스트리트리서치와 HSBC는 지난 4월 애플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또한 1월에는 애플에 대해 매수의견을 낸 리서치의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월가의 우려는 대체로 애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 수요 관련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역풍으로 작용했다. 지난 1월 애플은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으며, 이는 아이폰 약세에 따른 것이다. 애플의 3회계분기 결과는 이달 3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가 축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폰은 애플의 매출 중 60% 이상을 차지했다. 게다가 애플 매출의 약 20%는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은 애플 공급사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지난주 씨티는 "덜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 욕구"에 따라 애플의 중국 매출이 "반토막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준 장(Jun Zhang) 로젠블라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실망스러운 매출 추세에 따라 "향후 6~12개월 동안 펀더멘털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젠블라트의 투자등급 하향으로 이날 장중 애플의 주가는 2%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애플에 대한 매도 의견이 컨센서스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3개 리서치가 애플 주식의 매수를 권고하고 있으며, 21개사는 애플에 보유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올해 나타난 불안감은 애플 주가의 움직임이 완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1월 저점대비 40% 이상 오른 상태다. 하지만 역대 최고치보다는 약 14% 정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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