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경제보복을 가하자 직접 움직인 것이다. 일본이 한국으로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물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다. 

한국이 90% 정도 일본에 의존하는 것으로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로서는 치명적인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방일 기간 거래처 관계자를 만나거나 친분이 있는 일본 재계 인사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자문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본 거래처로부터 안정적으로 소재를 조달받는 방법을 찾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 있는 공장이라도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 없이는 한국으로 마음 수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급히 일본으로 떠난 것도 삼성전자의 해당 소재 수급이 생각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직전까지 주요 경영진과 대책을 논의했으며,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에게도 이번 사태에 관해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이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도 매우 제한적이다. 양국 정부의 정치적 결단 없이, 특정 기업이나 재계의 노력만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어서다. 

"장마네요."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을 향해 말한 외마디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기업 총수의 답답한 심정이 담겨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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