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스킨라빈스의 7월 신제품 ‘핑크스타’ 광고. 한국계 미국인 모델인 엘라 그로스가 핑크색 블로셔와 립 메이크업을 한 채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엘라 그로스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에서 입술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1~2초간 노출된다. 

성인 여성처럼 꾸민 아동 모델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배스킨라빈스 새 광고 영상 이미지. 배스킨라빈스는 논란이 일자 광고 영상을 내렸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광고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광고는 배스킨라빈스가 ‘제 2의 아이스크림 소녀’를 꿈꾸며 야심차게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광고는 공개와 함께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논란의 쟁점은 ‘아동 성상품화’다. 12세 여성 아동 모델이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엘라 그로스 엄마가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선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박 의견이 나오는 상황. 이 가운데 배스킨라빈스 측이 여론 향배에 따라 갈팡질팡한 대응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제2 아이스크림 소녀” 꿈 꿨는데…

일부 커뮤니티와 페미니스트 진영에서는 “어린이에게 성인이나 하는 화장을 시키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을 클로즈업해 선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광고에 등장한 “이번 여름은 처음이야”라는 내래이션과 아이가 숟가락을 입에 물고 있는 장면 입술에 아이스크림이 묻은 장면 등도 비판 대상이 됐다. 

일부 여성은 “어린 여자아이를 성인처럼 꾸며놓고 성적 연출을 시키고 있다”, “소아성애로 보인다”, “상업화도 좋지만 아이에게 여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일부 소비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하지만 광고 콘셉트에 맞춘 화장이고 클로즈업 장면이 1~2초 정도로 매우 짧아 선정적으로 보는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은 “어딜 봐서 아동 성적 대상화를 시킨거냐”, “그로스는 원래 성숙한 이미지의 어린이 모델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어린이 모델 수준의 메이크업과 의상이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측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회사 측은 해당 광고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달 29일 “어린이 모델 수준의 화장을 했으며 어린이 모델의 부모와 소속사를 통해 충분히 논의한 뒤 제작한 광고”라고 해명했으나 일부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광고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했다.

배스킨라빈스 사과문

하지만 회사 측은 하루만인 지난달 30일 사과문을 내렸고 이에 네티즌들은 “사과를 번복하겠다는 것이냐”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과문이 게재된 후에도 “사과가 아닌 해명”, “진정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자 논란을 아예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복된 논란… 성폭력 연상 광고로 비난도 

배스킨라빈스 광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공식인스타그램에 올린 부적절한 문구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을 홍보하면서 게시글에 “내적 댄스 폭발할 때 #너무 많이 흥분 #몹시 위험”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배우 조민기씨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민기 성추행 피해 여성은 그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일부를 공개했고 조씨는 피해자에게 “너무 많은 상상 속에 흥분했다. 몹시 위험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베스킨라빈스가 지난해 3월 공식 인스타그램에 조민기 성폭행 사건을 연상시키는 영상을 제작했다. 사진은 영상 속 한 장면으로 삭제된 상태/사진=베스킨라빈스 인스타그램

‘불매운동’까지 거론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배스킨라빈스는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 글을 올렸다. 배스킨라빈스는 “적절치 못한 단어가 포함된 것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고 게시해 관련자들께 상처를 드리고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회사 차원의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배스킨라빈스의 반복된 논란에 대해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이 불러온 폐해라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노이즈 마케팅이나 홍보 논란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제품에 나쁜 이미지가 쌓이면 언젠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엘라 그로스 /사진=더블랙레이블

<기사 속 기사> 엘라그로스 누구? 

엘라 그로스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2008년생. 올해로 만 11세다. 그는 인형같은 비주얼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앞세워 혼혈 키즈 모델로 활약 중이다. 두 살때부터 잡지 모델로 데뷔했고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300만명을 넘어선다. 독보적인 존재감과 화제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갭(GAP), 에이치앤엠(H&M), 자라(ZARA) 등 다수의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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