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여름철 인사시즌에 돌입한 은행권이 저마다 인력 재배치 및 조직개편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여름 인사의 경우 겨울철 인사보다 승진 또는 이동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연간 목표를 일부 수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초부터 다음달 초까지 여름철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조직 정비에 나섰다. 우리은행의 이번 조직개편의 골자는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기존 디지털금융그룹을 '은행 안의 은행(BIB·Bank in Bank)'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관련 사업 추진의 독립성을 비롯해 예산운영상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은 예산을 비롯해 인력운영, 상품개발 등에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핀테크 기업과 오픈 API 기반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진옥동 행장 취임 이후 첫 인사를 앞둔 신한은행의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통상 7월 말께 여름 인사를 실시해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름 인사를 타행보다 조금 늦게 실시하는 편이었는데 올해에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실시하기로 했다"며 "인사를 앞두고 조직 내부가 어수선해지는 영업공백을 방지하고 보다 이른 시기부터 영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진 행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영업력 강화를 위해 본부 슬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금고 운영을 맡으면서 여신과 수신 실적이 급증한 만큼 영업점에 인력을 대거 배치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 위해서다. 현재 신한은행이 영업점에 배치하려는 본부 직원 규모는 150명 내외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여름 인사에서 여성 임원 확대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지난달 여성가족부와 협약을 체결하며 5년 내 부점장급 이상 여성리더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국민은행 내 여성리더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역시 최근 조회사에서 여성리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허 행장은 지난 2일 조회사를 통해 "우리는 KB를 이끌어갈 주역인 '우먼파워'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우수한 여성인력 비중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기업금융을 비롯한 은행 전 분야에서 여성들이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양성평등 환경조성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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