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시장이 천당과 지옥으로 완벽하게 양분됐다. 전세계 자산매니저들이 금융시장에서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두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는 이같은 글로벌 자산시장 현황을 '천당과 지옥'으로 비유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핌코의 제랄딘 선스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무위험(안전)과 위험 자산이 모두 랠리를 펼쳤다"며 "두 자산 모두의 가격이 천당과 지옥 사이에 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당 쪽에서 보면 중앙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비둘기파적(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무역긴장이 완화하며 현재 호황의 경기사이클이 연장되는 것이다. 지옥에서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성장이 무너지고 중앙은행의 수단들이 무력화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렇게 양분된 전망 속에서 핌코는 주식 비중을 다소 축소하면서도 양질의 주식은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유동성이 높은 양질의 회사채와 저가매수 기회를 위한 현금도 선호했다. 

◇ 상반기 채권 호황...하반기 전략수정 불가피

올 상반기 채권 투자자들은 무역전쟁 덕분에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은 물론 유럽, 멕시코와 산발적 무역전쟁을 일으키면서 공포가 배가됐고 연쇄적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남은 하반기 동안 이러한 전략이 똑같이 먹혀 들지는 의문이다. 경제지표는 호재와 악재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극단적으로 높다.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은 미 국채에 대한 비중 축소로 돌아섰다. 미 국채가 랠리를 이어갈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블랙록은 최근 금리 움직임이 지나치다며 익스포저를 늘리기 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충고했다. 

◇ 증시 업사이드 축소...지표에 달렸다

올 6월 주식시장은 연준의 완화적 뉘앙스와 무역낙관론에 힙입어 화려하게 복귀했다. 미국 스몰캡(소형주)이 라지캡(대형주)를 아웃퍼폼했고 이는 투자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문제는 무역협상이 진척되면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낮춘다는 것이다. 찰스스탠리의 존 컨리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결과적으로 올해 전체 위험자산의 업사이드는 더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향후 시장의 방향은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에 달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2분기 글로벌 제조업은 타격을 입으며 향후 성장 전망은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의 제조업지수는 10년 만에 최저에 가까운 상황이다. 

마이클 벨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 마켓 전략가는 "현재 고객들에게 리스크를 중립으로 두라고 말한다"며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지션을 대폭 축소해서는 안된다. 반면 지표가 계속 악화하면 주식, 회사채와 같은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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