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의 무기계약직 사원 1만4283명이 정규직 전환됐다. 이로써 전체 직원의 99%는 정규직이다. 이를 지켜보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홀딩스 등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 2만3000여 명 중 정규직 비율은 99%(2만2900명)이 됐다.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기존 정규직의 직급체계와 승진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이들은 기존 정규직 직급 체계와 승진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적용 받는다. 선임으로 5년간 근무하면 주임으로 직급이 상승한다. 4년 뒤에는 대리로, 그 이후에는 근무평가와 근속연수 등에 따라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승진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이번 정규직 전환은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계약직으로 입사한 직원이 점장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이번 변화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1만4283명뿐만 아니라 함께 축하해주는 홈플러스 가족 모두에게 뜻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홈플러스와 함께 3대 대형마트로 꼽히는 이마트, 롯데마트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경쟁사의 전례 없는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이마트의 경우 '무기계약직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정규직 1만5000명을 무기계약직 전환하면서 정규직화 했다는 주장이다. 이마트는 그룹 계열사의 다른 직원들처럼 주 35시간 근무 중이며 복리후생이나 의료비 지원, 직원 할인, 경조사 지원, 명절 선물 등이 모두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노조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간에는 복지, 승진 등 처우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마트 노조는 회사의 무기계약직 인원을 1만6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고용인원 1만4000명 중 무기계약직이 87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2010년부터 캐셔 등 주니어담당(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3년 이상 근속한 주니어담당 중에서 연 1회 무기계약직 40~5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계약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비정규직 숫자를 줄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의 정규직 전환을 지켜본 타 마트 노조들도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데 따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고민도 깊어졌다.

국내 마트 산업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약진으로 최근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려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정규직 전환 역시 시대 흐름이어서 난처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과연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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