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반도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만났다.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악수한 뒤 북쪽으로 넘어간 장면은 그대로 역사가 됐다.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38선 이북 땅을 밟은 것은 역사상 처음, 공식적으로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50분 넘게 회담을 진행하며 북핵 해결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물론 이번 만남으로 북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국제 사회는 여전히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고, 북한도 중국·러시아와 연대하며 쉽사리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남북미 지도자의 만남은 한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위대한 만남이 파랑새 로고로 유명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단 하나의 트윗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아는가?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 방문을 계획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아침 트위터에 "한국 방문 기간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싶다"면서 "만약 김 위원장이 이 트윗을 본다면..."이라고 적었다. 사실상 김 위원장에 "내가 갈테니 만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즉시 양측 실무진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우선 한국에서 미리 대기하던 실무진이 급히 판문점으로 가서 북한 측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알렸다. 이후 트윗 다섯 시간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 상봉은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응답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결국 미북 양측은 정상회담 제안과 사전 협의는 물론 의제 조율과 합의문 성안, 의전 협의 등의 외교 절차를 모두 건너뛰고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정확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32시간 만이었다. 

이날 세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됐지만 동시에 소셜미디어의 놀라운 힘도 세계에 알려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 뒤 오산 미 공군기지를 찾아 한 말도 의미심장하다. "북한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요청한) 내 트윗을 봤다. 소셜미디어(SNS)는 꽤 막강하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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