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산업혁명 추진 중인 정부 과제 '기술 이전'...해외 기술기업 투자 '절실'

베트남 삼성은 현지기업에 대한 기술교육과 이전에 나서고 있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최근 베트남 삼성은 하노이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그 배경에는 응우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푹 총리는 정보통신 기업, 특히 베트남의 중소기업들이 삼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재 및 부품을 공급하는 기회를 얻기 바랐다.

아울러 현지 기업에 대한 교육 및 기술 이전을 계속 지원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대 베트남 투자액을 200억 달러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25일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푹 총리와 회견 후 최주호 베트남 삼성 법인장은 총리의 제안에 따라 베트남에 삼성 R&D 센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삼성 베트남은 하노이에 이 센터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센터는 2000~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연구개발 센터가 될 전망이다. 삼성 베트남은 서호(Ho tay) 주변의 장소를 임대해서 사용할 계획이다.

최 법인장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인적자원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곧 시행될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분야로 교육훈련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푹 총리는 "한국과 베트남 간 투자 증진 활동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베트남에서 투자 활동을 현재 174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또 이례적으로 총리가 직접 '베트남 정부는 지속적으로 현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삼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의견을 공식석상에서 재차 확인했다. 이날 푹 총리는 "삼성의 발전은 곧 베트남의 발전"이라고 추켜 세웠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민족인 베트남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그 이면에는 삼성이 전자제품 조립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분야까지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가장 중요한 정책인 '4.0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기술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 및 제조되길 바라는 베트남 정부입장에서는 삼성이라는 기업의 존재감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현재 베트남은 5G를 기반으로 한 전자 정부로의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푹 총리는 삼성이 정보통신 기업, 특히 베트남의 중소기업이 삼성의 프로젝트를 위한 자재 및 부품을 공급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 및 기술 이전을 계속 지원해 줄것을 특별히 요청했다. 더불어 한국 기술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될 수 있도록 삼성에서 특별히 신경써주길 부탁했다.

일단 총리의 적극적인 구애에 삼성도 즉답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법인장은 삼성 주도로 베트남 박 장(Bac Giang)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업과 약 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에는 외국기업들이 투자할 때 세금 혜택을 받고 들어와 자국의 경제성장에 힘을 보탰다면 이제는 현지기업들이 기술이전을 통해 부품이나 제품을 직접 생산해내길 바라고 있다.

베트남은 삼성 R&D 센터가 기술이전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은 처음 베트남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 베트남에 R&D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16년 3월 말부터 3억 달러인 투자금으로 R&D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하노이시 인민위원회는 삼성 베트남에 투자 등록 증명서를 수여했다.

당초 삼성은 호앙 마이(Hoang Mai)구, 대 킴(Dai Kim)동, 응우웬 씨언(Nguyen Xien)지역에 R&D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15개의 지상층, 3개의 지하층을 포함해 18층 건물로 이뤄진 센터를 서호 근처에 건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노이 R&D 센터 외에도 삼성은 호치민시 R&D 센터도 건설한다. 베트남은 삼성이 하노이와 호찌민 두 대도시에 R&D 센터를 신축할 경우 베트남에서의 삼성 연구 개발 활동이 크게 촉진되고, 이에 따라 현지기업들의 기술향상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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