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5% 넘게 폭등했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불안에 따른 공급우려가 증폭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비둘기적 신호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7월 인도분 WTI는 2.95달러(5.49%) 상승한 배럴당 56.71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8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57.07달러로 3.10달러(5.7%) 상승했다.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63달러(4.25%) 오른 배럴당 64.45달러를 나타냈다. 두 선물 모두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이란 혁명 수비대는 "미국의 스파이 드론을 격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미국 드론 격추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측은 드론이 이란 영공에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당시 드론이 국제공역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격추 소식으로 이미 시장 내 긴장감이 감돈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해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곧 알게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드론 격추가) 의도적이었다고 믿기는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며 "어떤 느슨하고 멍청한 자가 격추시켰을 수도 있다"고 말해 문제를 확대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한 이후 중동지역의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란에게 책임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가는 이미 통화부양에 따른 수요증가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한다면서도 성명서에서 "인내심"(patient)이란 단어를 삭제해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동안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경기둔화 우려에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달 말 G20 때 양국이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한데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확대되자, 이번주 들어 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다음달 1~2일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 OPEC+ 산유국들은 감산합의 기한을 이달 말에서 연장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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