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바닥에서 1억~2억 이상 오르다보니 부동산가격이 본격 상승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도 집값이 불안해질 경우 추가대책을 내놓겠다고 시장에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강남 집값이 이처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시장의 악재가 많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가령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었던 금리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변했다. 

지난해 말만해도 올해는 금리가 크게 올라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제법 내린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헬륨가스를 불어 넣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활성화 요인이다. 즉 부동산 가격은 금리와는 반비례 관계로 최근 들어 부동산이 투자재로 바뀌면서 금리 민감도가 많이 높아졌다.

또 하나, 보유세 확정되면서 세금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세금부담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이제 자신이 어느 정도 세금을 부담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되어 시장은 ‘보유세 충격’을 흡수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강남아파트는 3기 신도시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이라는 점도 일부 매수심리로 작용한 것 같다. 재건축 규제로 강남 일대에는 공급이 크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공급과잉의 안전지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중개업소를 통해 시장을 조사한 결과 주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지난해 8,9월 이후 낙폭이 크다보니 먼저 반등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가령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84㎡(34평형)의 경우 지난해 8~9월 당시 20억5000만원까지 실거래됐으나 올 초 17억원 이하까지 떨어졌다. 요즘 19억 안팎에서 호가한다. 바닥에서는 2억원 올랐지만 고점에서는 여전히 1억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뉴스만 보면 마치 전고점을 찍고 크게 오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어쨌든 선행성을 띠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값 오름세가 유지된다면 서울 일반 아파트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와 같은 큰 장이 들어서기 힘들 것 같다. 여전히 심한 대출 규제가 시장을 옥죄고 있는 데다 거시경제도 불안하다. 여기에다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낮아 갭투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민간택지에 대한 HUG의 분양가 규제가 심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기존 아파트보다는 분양아파트에 관심이 더 많다. 기존 아파트 거래가 여전히 위축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격도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크게 오르기도 힘들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하반기 서울 아파트시장은 거래 소강 속 가격만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양상이 될 것 같다. 물론 정부가 시장 움직임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일부 흐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