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시간으로 19일 오후 2시 1분, 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 3시 1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현실화했다고 상상해보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뉴욕 증시도 랠리를 펼칠까?

그 물음에 그렇다(yes)라고 답하기 전에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경우 세계 최대의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연준이론  기준금리를 2.6%로 올린지 이제 겨우 6개월이다. 6개월 만에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미국 경제가 상당한 문제에 직면했고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나온다. 나티시스의 데이브 라페티 수석시장전략가는 "주식 투자자들은 연준이 구세주가 되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믿으며 연준 풋(put)에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시장이 원하는 대로 연준이 행한다면 일시적 흥분으로 증시가 오르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물론 시장에서도 이번 FOMC에서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7월 인하는 82%, 9월 인하는 거의 100%로 높다. 결국 연준은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시장이 원하는 대로 금리를 낮추면 미국 경제가 난관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이미 충분히 반영했다. 지난 몇 주 동안 나온 경제 지표들은 부진했지만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면서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뉴욕 증시는 올 들어 15%까지 올랐고 지난 2주 동안 5% 올랐다. 연준이 실제 금리를 낮추거나 강력한 인하 신호를 주더라도 이는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됐을 공산이 크다.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캔터피츠제럴드의 피터 체치니 전략가는 금리 인하에 대해 미국 경제에 대한 불길한 징조라고 말했다. 경기 사이클의 끝자락에 나오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대부분 침체로 이어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금리 인하와 경제 둔화가 함께 나타나면 증시는 단기적으로 위협을 받는다고 크레딧스위스는 경고했다. 조나단 골룹 크레딧스위스 전략가는 "지표 부진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많은 투자자들이 믿는다. 연준이 금리를 내릴 근거가 더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표부진과 국채 수익률 하락은 연준의 조치와 무관하게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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