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G20 정상회담 일정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미중 양국간의 실무회담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고 인도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 등 무역분쟁 지역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연준 역시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다. 시장금리 하락기의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이번주 17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25%의 고율관세 부과 관련 공청회를 갖는다. 원론적으로 공청회 마감 시점인 이달 24일 이후 곧바로 관세 발효가 가능하지만,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실제 발효 여부와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담판을 벌이겠다고 언급하고, 시진핑 주석이 회담에 오지 않을 경우에는 즉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중국은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양국간 강대강 대치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에서는 이달 말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 반대 관련 대규모 시위도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 주말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지난주 일요일에는 약 200만명이 반대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은 범죄인을 넘길 수 있게 하는 조약으로, 법안 통과시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를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일명 '송환법'으로 불리고 있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지만, 중국과 영국의 합의에 따라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정치, 사법체제의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일국양제 균열이 심화될수록 외국자본 이탈로 인해 홍콩은 아시아 금융허브의 위상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중국 정부는 G20 정상회담 무역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홍콩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의 시위 문제를 거론할 경우 미중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지난 주말 인도 정부는 약 14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했다. 인도는 일반특혜 관세제도(GSP)의 수혜국으로 1년에 57억 달러 규모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아 왔지만, 미국이 인도에 부여해 왔던 개발도상국 일반특혜 관세제도(GSP)를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관세 보복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다음주에 미국 국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할 예정임에 따라 양국간 무역마찰 완화 여부의 관건이 될 수 있겠지만, 국내외 증시 주변 여건은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짙어진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희망적인 소식은 최근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현 2.25~2.50%인 연준 기준금리를 올해 연말까지 1~2회 가량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연준의 6월 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6월 첫주에 파월 연준 의장은 무역 마찰이 미국 경제를 위협할 경우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증가 중이다.

다만,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가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연준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보다는 조건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3분기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이같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는 단서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우선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지난주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언급해 기존과는 달라진 스탠스의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변화시에는 국내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증시 주변 여건을 정리해 보면 조기에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한국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 대신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반면, 중국경기 둔화로 중국향 수출이 감소할 수 있어 경제 전반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달 말 협상 결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 및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금리하락 수혜주이면서 방어주 성격을 갖고 있는 고배당주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국면인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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