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부담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압도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8포인트(0.17%) 하락한 2만6,004.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88포인트(0.20%) 내린 2,879.84에,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85포인트(0.38%) 하락한 7,792.7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물가지표가 부진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시장 전망 0.1% 상승에 부합했지만, 지난 3월 0.4% 상승과 4월 0.3% 상승에 비해서는 둔화했다. 5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1.8% 상승해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CPI도 전월비 0.1%, 전년비 2.0% 오르는 데 그치며 예상보다 낮았다.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지만 증시에 주는 영향력이 제한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리인하 변수는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중국이 연초 합의한 대로 미국이 요구하는 주요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여파가 이어졌다.

중국 IT기업 화웨이 등 개별 기업 간 갈등도 속속 불거지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 제재 때문에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새 노트북 출시 계획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반면 화웨이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버라이즌에 자사의 특허 사용료 지급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5월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16.4% 줄어든 가운데, 미국 포드의 중국 내 합작사인 창안포드 판매량은 75%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 증가로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4% 폭락한 점도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종목별로는 램 리서치가 5.3%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부진해 증시 전반에 부담을 줬다. 에버코어 ISI가 반도체 경기 회복이 2020년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한 점이악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44% 내렸다. 기술주는 0.58% 하락했고, 금융주도 0.95% 내렸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