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 딜러들이 중국 위안화의 포치(破七)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포치는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것을 말한다. 위안화 환율은 11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 한번도 7위안이 뚫린 적이 없다. 

환율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이 뚫리면 환율전쟁의 서막이 될 수 있다. 환율을 관리하는 중국이 결국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떨어 뜨린다고 미국이 즉각 공격할 공산이 크다. 미국은 중국산에 부과되는 관세를 상쇄하기 위한 꼼수라며 환율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환율에서 마지노선은 없다며 그간 사수했던 7위안이 돌파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의 이강 총재는 7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위안화 가치는 특정한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환율정책에 대해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도 방어하지 않고 용인할 것이라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7위안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위안화 환율이 3개월 내에 달러당 7.05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위안화 가치 향방은 결국 28~29일로 예정된 일본 오사카 G20정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기점으로 갈릴 수 있다. 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돌파하거나, 7위안 선 아래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역전쟁 타결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방안 외에 다각도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금 보유량이 1916.3t(6161만온스)으로 전월보다 15.86t 늘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금 매입을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금을 74t 가까이 사들였다.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과 달리 미국 국채 보유량은 반대로 축소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은 미국 국채 204억50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은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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