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IT(정보기술) 산업의 상징 네이버가 스무살이 됐다. 1997년 당시 삼성SDS에 다니던 창업주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가 사내벤처 '웹글라이더'를 만들고, 1999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느새 20년이 흘렀다.

이해진 GIO는 지난 3일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러분이 있었기에 스무살이라는 멋진 숫자를 마주할 수 있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워 왔고, 각자의 빛나는 날들을 아낌없이 함께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만큼은 서로 마음껏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자"고 말했다. 그는 편지와 함께 컵케이크도 보냈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포털서비스이지만 네이버의 정확한 뜻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항해하다란 뜻의 영어 단어 'Navigate'와 ~하는 사람의 접미사 '~er'의 합성으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세상을 항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네이버는 한국 포털 시장의 절대 강조로 군림하는 것을 넘어 일본에도 진출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LINE)이 네이버 자회사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먹통이 된 전화 대신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이해진 GIO가 당시 일본 법인이었던 NHN재팬에 개발지시를 내린 것이 지금 라인의 시초가 됐다.

이처럼 설립 후 줄곧 성공 신화를 써온 네이버이지만 20주년을 맞은 풍경에는 어두운 면도 크다. 가장 큰 것이 노조와의 갈등이다. 이해진 GIO는 지난 5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공개적으로 노조에 '생중계 토론'을 제안했다. 사용자 측과 노조가 투명하게 토론해보자는 것이다. 노사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직접 나선 것인데 그만큼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현재 마주하고 있는 도전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위협은 유튜브로 대표되는 외국 서비스다.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동영상 서비스를 넘어 콘텐츠가 모이는 새로운 형식의 포털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가 강점을 가진 검색이나 블로그 등의 영향력은 줄고 유튜브 중심의 동영상 콘텐츠가 힘을 얻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로봇 등 새로운 기술 투자를 대폭 늘리며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또 20년이 지났을 때 네이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