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손민혁씨는 1주일에 3~4번은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퇴근 후 저녁상 차리는 일이 번거로워 한 두 번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했는데 가짓수도 다양하고 맛도 좋아 이제는 주기적으로 배달음식을 이용하게 됐다. 주말엔 집에서 빵과 커피를 배달해 먹기도 한다. 손씨는 “좋아하는 커피전문점 커피도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이 가능해 졌다”며 “집 밖에 나가기 귀찮은 날이나 줄을 서지 않고 유명 맛집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더 찾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니?”

배달 오토바이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배달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배달 안 되는 장소가 드물고 밤 늦게라도 클릭 한 번이면 유명 맛집 음식이 집 앞까지 오는 세상. 지금 이 순간에도 치킨과 피자는 물론 삼겹살, 광어회, 샐러드 등을 실은 배달 오토바이가 대로와 골목길을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배달의 왕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쿠팡 vs 배민, 영업권 싸움 승자는?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식배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 앱 ‘배달의 민족(배민)’과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업계 진출을 예고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부터다. 쿠팡이 준비 중인 배달앱 ‘쿠팡이츠’가 음식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배민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 거래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기존 배달앱들처럼 음식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음식과 커피·음료 등 디저트를 모바일로 주문하면 원하는

배민라이더스/사진=우아한형제들

곳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송파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자신들의 인기 가맹 음식점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 해지를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 방침이 아닌 영업담당자의 의욕이 과도했던 것 같다는 게 쿠팡측의 입장.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성장하는 배달시장… 주도권을 잡아라

이번 사건은 성장하는 배달 시장을 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배달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약 3000억원이었던 배달 앱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3조원(음식 배달 시장 15조원대)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5년 사이 10배나 시장이 커진 셈이다. 배달 앱 이용자는 2013년 약 90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1위 ‘배달의민족’을 ‘요기요’와 ‘배달통’이 추격하는 3파전 양상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시장점유율 55%를 차지하고 있고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35%,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매출액 4조원대(지난해 기준)의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이 뛰어들면 어떤 판도 변화가 생길지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쿠팡 이외에도 우버(우버이츠), 위메프(위메프오) 등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신규 진입자들이 본격적으로 업계 진출을 했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위메프오는 주변 지역 매장 할인쿠폰을 구매하거나 모바일 주문·픽업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여기에 배달 서비스까지 추가해 매장들이 배달까지 가능하게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식품업계도 최근 배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체 배달서비스를 도입하거나 배달업계와 손을 잡는 식. 맘스터치·교촌치킨은 지난 4월 자체 배달 앱을 정식 출시했고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와 계약을 맺고 식음료 메뉴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나 혼밥족이 늘면서 관련업계가 잇따라 배달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며 “앞으로 음식 배달업계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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