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조짐이다. 

최근 중국은 잇달아 희토류 무기화를 시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주 희토류 공장을 방문한데 이어 중국 경제의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이 28일 희토류 무기화를 시사한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의 입인 환구시보의 편집장도 당국이 희토류 무기화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지하면 자동차부터 IT, 국방까지 미국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희토류는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되는 소재로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5%를 차지한다. 미국 역시 희토류 수입의 80%를 중국에 의존한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은 중국이 희토류 대미수출을 중단하면 미국 산업 전반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1962년부터 희토류 사업에 종사해온 잭 리프튼 메탈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는 “중국이 희토류 대미수출을 중지할 경우, 미국 산업이 입는 피해는 궤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첨단제품에 희토류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희토류는 널리 쓰이는 소재”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희토류의 무기화는 방위산업에도 위협적이다.  F-35 전투기,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목표물을 탐지하는 레이저 등 수많은 무기에 희토류가 들어간다. 희토류 전문가인 시몬 무어스는 “희토류는 미국 국방산업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중국이 가장 강력한 무기를 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8년 1억6000만달러(1911억원)어치의 희토류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대비 17% 늘었다. 미 국방부는 전체 미국 희토류 소비량의 약 1%를 쓰고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희토류는 미국 무기 체계의 운영, 유지는 물론 생산에 필수적이다. 

중국만 희토류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도 희토류를 생산하지만 가공은 거의 중국에서 이뤄진다. 대표적인 공해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도 희토류를 생산하는 광산이 하나 있다. 이 광산도 가공은 중국에서 한다. 중국의 희토류 가공 능력은 전세계 수요의 두 배 정도 된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가 이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가 하루아침에 개발되는 것도 아니다. 만약 미국이 지금 돈을 쏟아 부어 희토류 공급체인을 건설하려 해도 이를 완성하는 데는 최소 5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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