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의 꿈이 개미투자자의 악몽이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갈림길에 섰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릴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식약처는 지난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습니다.

코오롱티슈진만 상장폐지 심사를 받을지 결정할 대상에 오른 것은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 상장 당시 제출한 자료가 식약처에 제출한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상장 관련 허위서류 제출'은 실질 심사 대상 요건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 전 상장됐기 때문에 실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일단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 입장에서 상장 당시 허위 서류를 제출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아무런 논의 과정 없이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주식시장 퇴출 여부를 예단할수는 없지만 상장폐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거래소가 상장 관련 허위 서류 제출과 관련해서는 해당 내용이 상장심사에 미치는 중요성과 투자판단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고의·중과실 여부 등을 따집니다. 그런데 상장 당시 인보사 관련된 바이오사업 매출이 제로에 가까워 인보사 허위 서류가 상장에 중대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장폐지를 벗어나도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보사가 코오롱티슈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았지만 주가는 오롯이 인보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기 전 3조원대를 오가던 코오롱티슈진의 시가총액은 현재 56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인보사의 임상과 수익화 지연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입니다.

여기에 품목허가 취소 결정까지 내려졌으니 거래가 재개된 뒤의 주가 흐름은 불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은 인보사에 대해 '네 번째 아이'라고 할 만큼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98년부터 20년간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합니다.

투자자들도 인보사에 대한 이 회장의 애착과 인보사에 들인 공을 고려할 때 충분히 믿을만한 신약이고 회사의 성장 동력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고 그 꿈에 희망을 걸었던 투자자들도 사실상 휴짓조각과 다름없는 주식만 손에 쥐는 결과만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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