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지국 설치 '차질 우려'

화웨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LG유플러스가 난감한 모양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하면서 5세대 이동통신망(5G) 구축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 통신장비를 자국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동맹국에도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라며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각국 정부 수장들에게 화웨이 채택에 따른 국가안보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압박에 인텔과 퀄컴은 물론 소프트뱅크, NTT, 파나소닉, ARM, 보다폰 등 주요 국가의 대표 기업들이 동참했다.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이 커지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도 난감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 5G 통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 화웨이 장비 대부분 현장에 설치됐거나, 재고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장 5G 서비스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미국 IT 핵심 부품업체들이 화웨이 제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추가 장비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평이다. 유지보수 문제도 부담이다.

현재 화웨이는 유플러스의 서울과 수도권 북부, 강원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적 특성상 10만개 이상의 기지국 납품을 부담해야 한다. 올해까지 기지국 구축에 필요한 제품은 전량 납품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년부터가 문제다.

화웨이 장비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LG유플러스의 5G 선도 계획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는 올 연말까지 8만개의 5G 기지국을 세우고, 2022년까지 전국망을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유플러스가 통신장비 공급처를 변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주력 벤더가 2분기 이후에는 삼성, 노키아, 에릭슨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미국 부품 공급선의 보이콧으로 인해, 기지국 생산에 차질이 발생 시 네트워크 공급선을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화웨이 공급 기지국의 단가는국당 1억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보다 약 30%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이후 삼성전자로 대체할 경우, 투자비는 기존의 2조원에서 2조1000억~2조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며 "LG유플러스도 결국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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