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재개할 조짐이다. 양국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고 미국은 추가 관세를 압박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13일 공식화한다. 

이는 지난 10일 중국산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높인 데에 이은 추가 조치다. 양국이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해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고 있다.

◇ 미중 무역긴장...일단 안전자산 쏠림

양국이 협상을 베이징에서 지속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 파국은 면했다.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무역전쟁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와 달리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기준을 중국산 제품의 미국 도착시점이 아니라 중국 출발분으로 정했다. 중국산 제품이 태평양을 지나 통과 절차를 거치는 데에 3~4주 동안 관세 부과가 유예되는 셈이다. 덕분에 협상 결렬에도 지난 10일 뉴욕증시의 3대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압박은 진행형이고 합의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지금보다 중국은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11일 재차 경고했다. 

중국의 관영매체는 관세율 인상 위협을 즉시 멈춰야 한다며 미국에 비판했고, 홍콩 언론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중국의 보복 카드로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미국 국채 매각 등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일단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13일 월요일 초기 거래에서 일본 엔화와 같은 안전 자산 수요가 오르고 중국 위안화와 위안화의 대체통화인 호주, 뉴질랜드 달러는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시간으로 거래 초반이라는 점에서 거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결국 주식부터 미 국채까지 글로벌 시장이 모두 움직이는 13일 오후부터 이번 결과에 대한 진짜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투자전략 수정 불가피

미중 무역긴장이 장기화하면서 수 많은 투자 전략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반응은 일단 무역 전쟁보다 무역 긴장에 맞춰지고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진단했다. 

BoA는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벼랑끝 전술로 단기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 시장은 이미 이러한 시나리오를 모두 가격에 반영해뒀고 이제는 오히려 낙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딧스위스(CS)는 아이셰어 MSCI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음달 4.5~8%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전략을 추천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은 그 동안 이머징 지역통화 국채의 비중확대를 추천했지만 이제는 비중 축소로 돌아섰다.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수록 이머징 통화와 주식의 약세, 일본 엔화 및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의 강세로 이어지고 거의 모든 시장에서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특히 중국 위안화, 태국 바트화, 필리핀 페소화는 무역전쟁에서 가장 취약한 통화로 꼽힌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