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이마트 제공)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약진 속 오프라인 경쟁 심화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 우려하는 시각이 많아졌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이 한 단계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소비자의 지출 감소와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는 소비패턴으로 인해 실적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이들은 "이마트의 주요 사업인 대형마트의 실적부진이 2019~2020년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온라인 채널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는 이마트의 신규사업에 대해서도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마트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무디스가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지 약 3개월 만이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핵심사업인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수익성의 추가적인 약화가 예상된다"며 "비우호적 업황 탓으로 수익성 악화가 2~3년 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쇼핑의 사정은 다소 낫지만 이들 역시 긍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롯데쇼핑은 지난 9일 1분기(1~3월) 매출 4조4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 영업이익은 2053억원으로 7.1%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10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은 판관비 확대로 이익이 줄었다. 백화점 매출(7721억원)은 1년 전보다 497억원 줄었고, 영업이익(1588억원)은 158억원 늘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라이선싱 관련 일회성 직매입 매출(451억)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6%가량 줄었다.

롯데하이마트가 가장 눈에 띈다. 하이마트는 매출 1조370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에어컨 등 환경 관련 가전이 성장하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8.9% 늘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 매출 비중이 커지고 프로모션 비용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줄었다. 

롯데슈퍼는 1분기 매출 4742억원, 영업손실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개 점포 감소와 리뉴얼로 인한 매출 감소에 따라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롯데쇼핑 측은 "올해 1분기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 시장간의 경쟁 심화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이 어려움이 많았으나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커머스 전문 업체와의 온라인 경쟁 심화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무디스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오는 치열한 경쟁 및 인건비 조정의 어려움이 실적 회복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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