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퍼부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세상이 떠들썩했다. 특히 대리점주가 주문하지도 않은 물량을 떠넘긴 사실이 알려졌고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른바 남양유업 갑질사태. 이는 꽤 오랜기간 갑질의 대표사례로 회자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남양유업 이름은 여전히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2013년 5월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남양유업대리점연합회 회원들이 제품을 쌓아놓고 대리점에 대한 물량 떠넘기기와 폭언 파문에 항의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의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 홍두영 회장의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된 데 이어 최근 녹슨 분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어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녹슨 분유통에 있던 남양유업 A분유를 먹은 갓난아이가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매체는 이 분유를 생후 30일 된 딸에게 먹였다가 딸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여 입원했고 뒤늦게 알고 보니 분유통 입구 쪽에 녹이 슨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거센 비난이 일었다. 더 큰 공분을 산 건 남양유업 측의 반응. 회사 측이 “사람들은 철을 섭취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먹어도 상관업다”며 “제조공정상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녹슨 분유 논란이 있기 전 이른바 곰팡이 주스 사건으로도 곤욕을 치른바 있다. 지난 1월 남양유업의 아동용 음료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게시 글이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남양유업은 사과와 함께 해당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에 박힌 ‘갑질’ 이미지가 비판 여론을 더 키웠다고 보고 있다. 갑질 기업이 제품 관리도 못한다는 식의 의견이다. 

실제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한 ‘갑질 논란’이 터진 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남양유업은 아직 여기저기서 이름이 오르내리며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황하나씨 마약 사건과 관련해서도 “회사측과 상관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남양유업 관련 뉴스는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양유업의 실적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갑질사태 전후 실적을 보면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남양유업의 201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7억원. 하지만 갑질사태가 터진 2013년에는 17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에는 적자폭이 커지면서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영업이익이 다시 정상화하는 듯하다가 2017년 51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83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구설에 이어 제품과 관련된 부정 이슈까지 터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미지로 먹고사는 식품업체 입장에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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