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투자자금 5년간 160조원 증가..공모펀드는 정체

사진제공=픽사베이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의 큰손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홈플러스 인수·합병에 이어 또 다시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사모펀드 업계로 투자자금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지분 80%에 관해 매입의사를 보였다. 이 중 MBK파트너스가 지분 60%, 우리은행이 20%를 보유할 전망이다.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한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서 주로 독자적인 경영권 인수(Buy-out)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번 롯데카드 인수는 전략적 투자자(SI)와 공동투자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MBK파트너스의 자금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카드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의 자금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원천에는 자산운용시장에 몰리는 투자자금이 있다. 공모펀드의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사모펀드의 성장은 가히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자산운용시장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시장 전체 수탁고는 2010조원, 이 중 펀드는 551조원 규모다. 2014년 377조원에서 174조원(46.2%) 증가했다. 이 증가액 중 사모펀드는 92%(160조원)를 차지한다. 공모펀드는 6.9%(14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비중은 2014년 말 4.6대 5.4에서 지난해 말 6대 4로 역전됐다.

이처럼 사모펀드 규모가 커진 이유는 관련 규제완화 영향도 있지만 결국 투자수익률에서 공모펀드보다 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MBK파트너스의 경우 정수기 업체 코웨이와 ING생명(오렌지라이프) 매각으로 4조원 이상 수익을 냈다. 반면 부진한 주식시장 여파로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MBK파트너스는 투자자로부터 밀려오는 펀드 자금을 어떻게 소진할까 고민하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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